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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좌완 선발 투수 유희관(28)을 안성 베네스트 골프장에서 만났다. 그는 항상 엔돌핀이 도는 야구선수 중 한 명이다. 만나는 사람을 기분좋게 해주는 묘한 매력을 갖고 있다. 장난끼어린 얼굴이 항상 웃고 있다. 또 말을 솔직담백하게 빨리 많이 쏟아낸다.
유희관은 "골프를 아직 잘 모른다. 지금까지 비시즌에 6~7번 정도 라운딩을 해봤는데 재미가 있다"면서 "먹는데 시간을 줄이고 이렇게 뻥 뚫린 곳에서 좋은 공기 마시면서 골프를 치는 게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33회 야구인골프대회(1일)를 위해 의상에 무척 신경을 썼다. 새로 장만을 했다. 자신의 귀여운 컨셉트에 맞춰 모자도 평범하지 않은 귀까지 덮을 수 있는 걸 쓰고 왔다. 상의는 붉은색 조끼 패딩에, 하의는 흰색 바지였다. 유희관은 포토제닉상이 있었다면 그걸 노렸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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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은 체중에 민간한 편이다. 식사량을 조금만 소홀히 해도 금방 몸무게가 분다. 김태형 신임 두산 감독은 그런 차원에서 유희관을 일본 마무리 캠프에 합류시켰다. 유희관은 "감독님이 한국에서 술먹는 거 보다 같이 가서 운동하자고 해서 마무리훈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현재 시즌 때보다 체중이 4㎏ 줄었다"고 말했다. 유희관은 마무리 캠프에서 던지는 것보다 달리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명 투수 출신 선동열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은 투수와 달리기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많이 달려서 하체를 단단하게 만들어 놓아야만 한 시즌을 흔들림없이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발 투수들이 일반적으로 선발 등판한 다음날 구슬땀을 흘리면서 운동장을 쉼없이 달리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이날 야구인 골프대회는 폭설로 인해 아쉽게 취소됐다. 그 바람에 유희관의 골프 실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유희관은 뒷풀이 자리에서 행운권 추첨에 당첨됐다. 그는 "내가 기가 센 사람이다"며 골프장을 떠났다.
안성=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