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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내부 FA ‘4년 34억 공식’ 버렸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11-27 08:17



광풍이 몰아쳤습니다. FA 원 소속구단 협상 마지막 날인 26일 19명의 FA 신청 선수 중 8명이 계약했습니다. 20일부터 시작된 7일간의 협상 기간 중 마지막 날 오후에야 첫 번째 계약자가 나올 정도로 유례없는 눈치작전으로 점철되었습니다.

1호 계약자는 LG 박용택이었습니다. 2010년 첫 번째 FA 자격을 얻어 4년 34억에 계약했던 박용택은 지난 4년 간 매 시즌마다 꾸준히 타율을 올려 4년 50억으로 두 번째 FA 계약에 성공했습니다. 박용택의 잔류를 염원해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 릴레이를 하며 열성을 보인 LG팬들은 환호했습니다.

박용택이 4년 50억에 잔류를 선택한 것이 과연 시장 가격으로 봤을 때 적합한 대우를 받은 것인지 여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박용택에 이어 FA 2호 계약의 주인공 SK 최정은 4년 86억으로 역대 최고 FA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윤성환과 안지만은 각각 4년 80억과 65억에 삼성에 눌러앉았습니다. FA 몸값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박용택이 LG에 양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용택보다 3살 적은 김강민이 4년 56억에 SK 잔류를 선택한 것을 감안하면 LG가 박용택을 우대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박용택의 두 번째 FA 계약은 LG의 '내부 FA 공식'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간 LG는 내부 FA들에 4년 34억을 공식처럼 적용했습니다. 2007년 조인성과의 FA 계약에 최대 4년 34억을 적용한 이래 2010년 박용택, 2012년 이진영, 정성훈 모두 4년 34억에 계약했습니다. 작년에 이병규와 성사시킨 3년 25억 5,000만 원의 FA 계약도 4년 34억에 준한 것이었습니다. 선수마다 옵션에는 차이가 있었지만 기본적인 계약 규모는 거의 같았습니다.

LG가 내부 FA에 일률적인 기준을 견지해온 것은 그간 FA에서 큰손으로 나섰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것과 관련지을 수 있습니다. 팀 내 형평성을 지키기 위한 의도와도 무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FA 시장에서 매해 선수들의 몸값이 폭등하는 가운데 '4년 34억 공식'을 유지하는 것은 팀에 헌신한 내부 FA 선수들의 기여도를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샀습니다. 내부 FA에 후하지 않았던 LG는 외부 FA 영입에도 소극적이었습니다. 2010년대 들어 LG가 외부 FA 영입에 나선 것은 2012년 4년 28억 6천만 원에 계약한 정현욱이 전부였습니다. 최근 LG는 FA에 보수적이었습니다.

올 FA에서 LG가 '4년 34억 공식'을 고집할 경우 박용택의 잔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신생 구단 kt를 포함해 박용택을 원하는 타 팀이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LG는 4년 50억으로 박용택의 마음을 잡으며 '4년 34억 공식'을 포기했습니다.

LG가 외부 FA 영입 전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내부 FA에 섭섭지 않게 대우한 만큼 외부 FA를 영입해도 모양새에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LG가 FA 정국에서 어떤 결과를 얻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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