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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5일간 계약 0명’ 극심한 눈치작전

임기태 기자

기사입력 2014-11-25 09:59


FA 투수 최대어 장원준

FA 원 소속구단 계약일이 이틀 남았습니다. 20일부터 시작된 원 소속구단 계약일로부터 24일까지 닷새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역대 최다 19명이 FA를 신청했음에도 한 명의 계약도 공식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19명 전원이 대어급은 아니며 준척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24일까지 계약한 선수는 없었습니다. 몇몇 선수는 '협상 분위기가 좋았다', '계약이 임박했다'는 보도는 이루어졌지만 계약 성사까지 이르지는 않았습니다.

원 소속 구단과 계약이 이처럼 늦춰지는 이유는 선수의 극심한 눈치작전 탓으로 보입니다. 최근 몇 년 간 FA 선수의 몸값은 폭등하는 추세입니다. 작년에는 강민호가 롯데에 잔류하며 4년 총액 75억으로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습니다. 한화로 이적한 정근우와 이용규는 4년 총액 각각 70억과 67억의 거액 계약을 성사시켰습니다. KIA로 팀을 옮긴 이대형의 4년 총액 24억도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액수였습니다.

반면 삼성에 눌러앉은 박한이는 4년 총액 28억으로 적은 금액이었습니다. 만일 박한이가 협상을 길게 끌었다면 보다 좋은 대접을 받았을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일 정도로 저가 계약이었습니다. 따라서 올 FA 선수들 사이에서는 '버티면 된다'는 자세가 주류를 이루고 있습니다.

FA 선수들로서는 기댈 언덕도 있습니다. 신생구단 kt입니다. kt는 보상 선수에 대한 부담 없이 3명의 FA를 영입할 수 있어 기존 9개 구단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습니다. kt는 2년 전 NC가 1군에 진입할 때에 비해 전력이 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FA 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영입하건 전력 상승효과는 상당합니다. 현실적으로 kt가 3명의 FA를 모두 대어급으로 채우기는 어렵다는 전제 하에 준척급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원 소속구단과의 계약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단들도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구체적 협상 액수는 공개되지 않더라도 어떤 선수와 몇 차 협상을 언제까지 벌였고 어떤 분위기였음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올해는 작년에 비해 보안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구단들이 협상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엄청난 관심에 대한 부담 때문입니다.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에서 고액이 오가는 FA 계약은 스토브리그의 최대 화젯거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협상 과정이 공개되어 프랜차이즈 스타에 불리한 협상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구단에 대한 팬과 여론의 압박이 옥죄어오기 마련입니다. 그러므로 각 구단들은 FA 협상 과정을 좀처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계약액의 측면에서도 구단들은 공개하지 않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선수들은 비슷한 수준의 타 구단 선수의 타결 액수와 비교해 자신도 '그만큼 달라'고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올 FA는 각 구단들이 암묵적 합의 속에서 발표를 늦추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2명 이상 다수의 FA 선수를 보유한 구단은 몇몇 선수와 계약을 이미 마쳤지만 일괄 발표의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입니다.

FA 원 소속구단 협상 기간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25일부터는 계약 발표가 쏟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27일 0시를 기점으로 선수들은 타 구단과 계약이 가능해집니다. 19명의 FA 선수 중 누가 남고 누가 떠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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