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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도 당연히 볼배합을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상대 투수가 앞서 어떤 종류의 공을 던지는 지를 세세히 체크했다가 자신의 타석에 응용해 상대의 볼배합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다. 김 감독은 "좋은 타자라면 높은 공은 눌러치고, 낮큰 코스의 공은 힘으로 버텨 끌어올려야 한다. 그 힘은 일단 하체에서 나오는데, 그걸 제대로 이용하려면 미리 준비를 갖춰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이건 김 감독만의 이론은 아니다. 다른 지도자들도 배터리의 볼배합에 대한 예측을 타자들에게 강조한다. 그리고 전력분석에서도 이를 응용한다. 경기전 선수단에게 배포되는 전력분석 리포트의 상대 타자 분석 항목에는 대부분 이런 코멘트가 등장한다. A라는 타자가 최근 계속 좋은 타격감을 보여줄 때의 경우다. 그러면 전력분석에서는 "A타자가 최근 타격 호조세를 보임. 승부는 볼 위주로 하는 것을 권장함"으로 표시된다.
이런 식의 섬세한 가르침을 김 감독은 마무리캠프에서 매일 반복한다. 훈련을 마친 뒤 선수단에게 그날의 잘 된 점과 잘못된 점을 반드시 되짚어주고, 또 다음 연습 때 현명하게 응용해 자발적으로 움직일 것을 주문한다. 한 달 가까이 진행된 캠프를 통해 KIA 선수들은 '생각하는 야구'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