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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불안한 수비 강정호, ML에서 통할 수 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11-11 10:41


삼성과 넥센의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이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무사 1루 넥센 유격수 강정호가 삼성 나바로의 타구를 더듬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11.10/

넥센 강정호가 대형 유격수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올 시즌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극심한 타고 투저 시즌이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엄청난 타격능력이다.

게다가 포지션이 유격수다. 하지만 타격능력에 비해 그동안 수비 능력에는 많은 의문부호가 달렸었다. 강한 어깨로 가끔 믿을 수 없는 플레이를 펼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수비 안정감은 떨어졌다. 때때로 수비 집중력을 잃고 예상밖의 실책으로 팀에 악영향을 준 경우도 많다. 내야수의 핵심인 유격수의 생명은 기본적으로 안정감이다. 강정호의 불안전한 수비능력은 대형 유격수로서 그의 평가를 깎아내리는 요소였다. 그런데 올 시즌 수비력 수치에 변화가 있었다. 실책개수를 한 자리수(9개)로 줄이며 안정감 측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그러나 스타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한국시리즈. 그의 존재감은 엉뚱한 곳에서 부각됐다.

두 차례의 결정적 실책. 결국 흐름은 완벽하게 삼성으로 넘어갔다.

7일 목동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1-0으로 앞선 넥센은 8회 동점을 허용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이승엽의 평범한 플라이가 2루 베이스와 중견수 사이에 높게 떴다. 이승엽의 장타력을 의식, 중견수 이택근은 외야 깊숙히 자리잡은 상황. 타구에서 가장 가까운 강정호가 처리해야만 하는 타구. 하지만 그는 순간적 판단미스로 떨어지는 타구를 제자리에서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이택근과 2루수 서건창이 전력질주했지만, 잡을 수 없는 타구. 결국 결정적인 동점을 내줬다. 필승계투조가 많지 않은 넥센의 계산은 한순간에 꼬이게 됐다. 박한이의 투런포로 넥센은 패했다. 한국시리즈였기 때문에 너무나 뼈아픈 1패.

분위기를 내줬지만, 넥센은 4차전 수월한 1승을 거뒀다. 막강한 화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또 다시 중요했던 5차전.

선발 소사의 역투와 유한준의 두 차례 호수비로 넥센은 9회까지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 8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한 손승락이 무실점으로 막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넥센으로 거의 넘어온 경기였다. 9회, 강정호는 유격수로서 그의 뛰어난 자질과 불안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유격수 앞 느린 땅볼 타구를 쳤다. 스피드가 뛰어난 그는 1루에 전력질주. 하지만 강정호는 강한 어깨로 빠르게 송구, 그대로 아웃시켰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바로가 타석에 섰다. 유격수 옆으로 흐르는 평범한 타구. 하지만 강정호는 포구에 실패했다. 어이없는 실책이었다. 안정감이 부족한 강정호의 수비력이 도마에 오른 순간. 삼성 대역전극의 빌미가 됐다. 결국 2사 1, 3루에서 최형우에게 뼈아픈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강정호의 수비미스 2개가 한국시리즈 분위기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사실, 한국시리즈와 같은 결정적인 무대에서 유격수 수비실수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이미 3차전 5회 나바로의 완벽한 병살타구를 더듬어 1루 주자만 가까스로 아웃시켰다. 부진한 타격감(한국시리즈 타율 5푼9리, 17타수 1안타)이 수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그의 불안정한 수비력은 넥센의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이 돼 버렸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700만~1500만달러(약 155억원)의 포스팅 금액의 보도도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도 그의 유격수 수비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품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타구 스피드는 국내야구보다 훨씬 더 빠르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통할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수비능력만 따져본다면 역부족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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