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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강정호가 대형 유격수인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
그러나 스타 플레이어로서 존재감을 부각시켜야 하는 한국시리즈. 그의 존재감은 엉뚱한 곳에서 부각됐다.
두 차례의 결정적 실책. 결국 흐름은 완벽하게 삼성으로 넘어갔다.
분위기를 내줬지만, 넥센은 4차전 수월한 1승을 거뒀다. 막강한 화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또 다시 중요했던 5차전.
선발 소사의 역투와 유한준의 두 차례 호수비로 넥센은 9회까지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 8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등판한 손승락이 무실점으로 막았기 때문에 분위기는 넥센으로 거의 넘어온 경기였다. 9회, 강정호는 유격수로서 그의 뛰어난 자질과 불안함을 동시에 보여줬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유격수 앞 느린 땅볼 타구를 쳤다. 스피드가 뛰어난 그는 1루에 전력질주. 하지만 강정호는 강한 어깨로 빠르게 송구, 그대로 아웃시켰다.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나바로가 타석에 섰다. 유격수 옆으로 흐르는 평범한 타구. 하지만 강정호는 포구에 실패했다. 어이없는 실책이었다. 안정감이 부족한 강정호의 수비력이 도마에 오른 순간. 삼성 대역전극의 빌미가 됐다. 결국 2사 1, 3루에서 최형우에게 뼈아픈 우선상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강정호의 수비미스 2개가 한국시리즈 분위기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렸다. 사실, 한국시리즈와 같은 결정적인 무대에서 유격수 수비실수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강정호는 이미 3차전 5회 나바로의 완벽한 병살타구를 더듬어 1루 주자만 가까스로 아웃시켰다. 부진한 타격감(한국시리즈 타율 5푼9리, 17타수 1안타)이 수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형국이다. 그의 불안정한 수비력은 넥센의 보이지 않는 '시한폭탄'이 돼 버렸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700만~1500만달러(약 155억원)의 포스팅 금액의 보도도 있다. 하지만 현지 언론에서도 그의 유격수 수비에 대해서는 의문부호를 품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타구 스피드는 국내야구보다 훨씬 더 빠르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로 통할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줬던 수비능력만 따져본다면 역부족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