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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같은 1번 타자 삼성 라이온즈 나바로. 시즌 전만 해도 '미운 오리'가 될 것 같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걱정은 하늘을 찔렀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 드라마가 썼다. 이 드라마는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연장 방영되고 있다.
나바로는 삼성의 복덩이다. 사실 시즌 전 나바로는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수는 있겠는가'라는 평가를 받았다. 거포 스타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 것 같지도 않았다. 포지션도 2루에 투입할지, 중견수로 쓸지 고민했다. 외국인 타자가 이런 취급을 당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수모였다. 다른 팀 외국인 타자들에 비해 이름값에서 밀려 벌어진 일.
하지만 삼성의 눈은 정확했다. 삼성은 시즌 초반 예상치 못한 부진을 겪었는데, 나바로가 1번 타순에 배치된 후 모든 게 잘 풀렸다. 나바로 1번 타순 배치 이후 쭉쭉 오르기 시작한 삼성은 선두를 질주했다.
2차전에서도 나바로는 펄펄 날았다. 2회 2사 후 결정적인 투런포는 완벽한 해결사로서의 모습. 이 뿐 아니었다. 1회는 선두타자로 나와 2루타로 치고 나가 선취 득점에 공헌했다. 6회에는 2사 후 안타로 출루해 도루까지 했다. 전형적인 1번 타자 역할이었다. 여기에 안정적인 2루 수비는 보너스다.
200안타 고지를 정복한 넥센 1번 서건창이 애를 먹고 있는 한국시리즈이기에 나바로의 활약이 더욱 빛난다. 넥센이 삼성을 이기려면 남은 경기에서 먼저 나바로를 봉쇄해야 한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