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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타구가 부활의 조짐이었을까.
하지만 4차전 타격 내용은 사뭇 달랐다. 5타석 4타수 3안타 3득점. 안타 3개 모두 배트 중심에 맞힌 것이었다. 5회초 LG 선발 류제국의 143㎞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좌익수쪽으로 흐르는 땅볼 안타를 쳤다. 볼카운트 2B에서 몸쪽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7회에는 우규민을 상대로 123㎞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또다시 좌익수쪽으로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만들어냈다. 풀카운트 접전을 벌인 끝에 터뜨린 안타로 박병호의 타격감이 살아났음을 알려준 타석이었다.
8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정찬헌을 상대로 좌익수 왼쪽으로 떨어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역시 풀카운트에서 파울을 한 차례 친 뒤 날린 것으로 포스트시즌 첫 장타였다.
박병호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2개의 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5차전서 두산 니퍼트의 강속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동점 스리런포를 작렬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염경엽 감독은 플레이오프서 박병호가 부진을 보이자 "박병호는 컨디션이 좋다고 할 수도 없고 나쁘다고 할 수도 없다. 병호에게는 '작년에도 니가 몇 타수 몇 안타를 쳤는지를 기억하는 게 아니라 5차전 스리런만을 기억한다'고 말해줬다"며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박병호는 정규시즌서 삼상을 상대로 타율 2할8푼6리, 7홈런, 13타점을 올렸다. 벤덴헐크와 윤성환을 상대로 각각 2개의 아치를 그렸고, 장원삼과 마틴, 김건한으로부터 1개씩을 빼앗았다. 150㎞를 웃도는 밴덴헐크의 강속구나 좌투수 장원삼의 슬라이더까지 다양한 유형의 투수들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만큼 자신의 당일 타격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첫 한국시리즈 출전인만큼 1차전부터 부담감을 얼마나 잘 극복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3년 연속 홈런-타점왕은 큰 무대에서 더욱 가치가 드러나야 한다. 박병호에게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