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더, ‘시즌 중 합류 LG 외인타자 성공계보’ 잇다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10-30 08:53


LG 스나이더

LG 스나이더의 방망이가 연일 폭발하고 있습니다. NC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15타수 7안타 0.467의 타율 1홈런 3타점으로 MVP급 활약을 펼친 스나이더는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7타수 3안타 0.429의 타율 1홈런 3타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포스트시즌 전 경기 안타 행진은 물론 플레이오프 2경기 연속 장타 및 타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나이더는 정규 시즌 37경기에서 0.210의 타율 4홈런 17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머리에 사구를 맞은 데다 골반 부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콘택트렌즈를 교체한 뒤 선구안이 향상되었고 스윙이 간결해졌습니다. 미운오리새끼가 백조가 되었습니다.

LG의 역대 외국인 타자들 중에는 시즌 중 합류한 선수들이 성공한 경우가 의외로 많았습니다. LG의 구단 역사상 첫 번째 외국인 타자였던 펠릭스는 1998년 정규 시즌 막판 합류해 33경기에서 0.293의 타율 6홈런 21타점의 평범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OB와의 준플레이오프부터 타격감이 살아나더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LG가 4:3으로 뒤지던 7회말 역전 결승 3점포를 터뜨렸습니다. 상대 투수는 정규 시즌에서 15승을 거둔 에이스 베이커였습니다. 펠릭스의 홈런 한 방으로 LG는 플레이오프 전적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2000년에 시즌 도중 LG 유니폼을 입은 스미스도 성공적인 외국인 타자였습니다. 0.274의 타율 20홈런 57타점을 기록 중이던 스미스는 포지션 중복 해소와 투수력 보완을 위해 삼성에서 방출되었습니다. 7월 말 LG에 영입된 그는 남은 시즌에서 15홈런 43타점을 더하고 타율도 0.288로 끌어올렸습니다. 당시에도 LG는 좌타자 위주였는데 스미스는 타선에 균형을 부여하는 우타 거포였습니다.

1990년 LG 창단 이후 가장 강력한 4번 타자로 평가되는 페타니지도 시즌 중에 합류했습니다. 외국인 투수 브라운의 대체 선수로 2008년 5월 LG에 영입된 페타지니는 68경기에서 0.347의 타율 7홈런 35타점을 기록해 재계약에 성공했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에는 0.332의 타율 26홈런 100타점으로 LG 타선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LG 소속으로 한 시즌을 소화하며 중 최초로 100타점을 기록한 타자입니다.

스나이더도 시즌이 한창이던 7월 초 조쉬벨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LG에 영입되었습니다. 메이저리그 경력을 지닌 좌타 거포라는 점에서 스나이더는 페타지니의 뒤를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고 응원가도 물려받았습니다. 정규 시즌에서는 응원가에 걸맞은 활약을 선보이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서 스나이더가 없었다면 LG는 현재의 행보를 이어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스나이더는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선수가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상식입니다. 하지만 LG의 외국인 타자들은 시즌 중에 합류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시즌 중 합류한 스나이더가 LG를 어디까지 끌고 갈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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