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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감독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절대진리가 있다. 늘 이런 말을 한다. "방망이는 믿을 수 없다."
결국 팀을 이끄는 감독들이 꾸준한 성적을 위해서는 이처럼 기복이 속성인 타격보다는 그래도 어느 정도 일관된 꾸준함을 보이는 투수력에 기반을 둬야 한다. "방망이는 믿을 수 없다."는 건 바로 이런 운영 원리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이건 단기전에서 더욱 극명하게 입증된다. 특히 포스트시즌의 압박감은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 투수들의 집중력도 한층 커진다. 타자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가 상당히 힘든 구조의 게임이다. 이런 상황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막강한 화력으로 소속팀 넥센 히어로즈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끈 중심타선의 플레이오프 침묵을 설명할 수 있다.
이런 결과는 넥센 중심타선의 침묵과 관련이 깊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무려 92홈런, 241타점을 합작해낸 공포의 4, 5번 박병호-강정호 '호호 콤비'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1, 2차전에서 홈런은 단 1개도 치지 못했다. 박병호는 7타수 1안타로 극도의 부진을 기록했다. 삼진을 무려 3개나 당했다. 2차전이 최악이었다. 4타수 무안타에 2삼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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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2차전의 2대9 패배도 중심타선의 침묵이 상당히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팀의 에이스 밴헤켄이 7⅓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면서도 패전투수가 된 건 6회까지 1점도 못 뽑은 타선 탓이다. 그리고 그 책임의 상당부분은 바로 '믿는 도끼' 박병호-강정호 콤비가 고개를 숙였기 때문에 발생했다.
잠실로 이동해 치르는 3, 4차전에서는 시리즈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 만약 여기에서도 '호-호 콤비'가 침묵한다면 넥센은 패배를 면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믿는 도끼에 발등을 제대로 찍히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들의 부활은 넥센 승리의 절대 선결조건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