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넥센 히어로즈 타선이 수상하다.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62타수 14안타, 팀 타율이 2할2푼6리다. 1차전에서 윤석민의 3점 홈런을 앞세워 6대3으로 이겼는데, 2차전에서 2대9로 패했다. 투수진이 풀가동하는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 일시적인 투고타저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대를 한참 밑도는 공격력이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원투펀치' 헨리 소사, 앤디 밴헤켄을 앞세워 2연승을 노렸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정규시즌 때 안방 목동구장에서 워낙 강했기에 기대를 할만도 했다. 이번 시즌 팀 타율 2할9푼8리-199홈런-장타율 5할9리. 그런데 목동구장에서 열린 64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112홈런-장타율 5할4푼2리를 기록했다. 시즌 전체 성적을 압도하는 홈 성적이다.
목동 LG전에서 강했던 강정호(3할6푼7리 3홈런 9타점)와 박병호(4할4푼4리 5홈런 11타점) 서건창(4할2푼4리 8도루) 모두 1~2차전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종료 후 주어진 일주일 준비 시간이 실전감각을 떨어트린 것 같다.
이제 승부는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3~4차전으로 넘어갔다. 히어로즈가 팀 홈런 1위 팀이지만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먼 잠실구장은 이런 강점을 발휘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기록을 봐도 그렇다.
LG와의 원정 8게임에서 타율 2할5푼2리-5홈런-장타율 3할9푼1리. 목동 LG전보다 타율은 6푼, 장타율은 1할 가까이 떨어진다. 상대 선발, 팀 공격 사이클 등 고려해야할 요소가 있겠지만, 잠실 원정에서 확실히 히어로즈다운 호쾌한 타격이 이뤄지지 못했다. 잠실 LG전에서 강정호는 2할5푼9리-3홈런-9타점, 박병호는 홈런없이 2할5푼-8타점, 서건창은 4할-1타점-2도루를 기록했다.
LG도 잠실보다 목동 원정에서 강했다. 잠실 히어로즈전에서 2할5푼2리-4홈런-장타율 3할2푼3리, 목동에서 2할8푼-5홈런-장타율 3할9푼4리를 기록했다. 목동구장에서는 히어로즈가 압도를 했지만, 잠실에서는 두 팀이 엇비슷했다.
정규시즌 상대전적에서 히어로즈가 9승7패로 앞섰는데, 잠실에서는 양팀이 4승4패로 팽팽했다.
물론, 정규시즌 성적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일 뿐이다. 히어로즈 타선이 침묵을 깨고 화끈하게 터진다면 시리즈가 싱겁게 끝날 수도 있다. 여러모로 더 흥미진진해진 가을잔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