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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진에는 젊은 애들이 많더라."
지난 30년간 프로 사령탑을 맡는 동안 그가 강조해 온 것은 투수력과 수비다. 이날도 "대전구장 외야가 넓어졌는데 올해 보니까 외야수들이 문제더라. 어디로 다니는지 원"이라며 쓴소리를 한 뒤 "한 점을 지킬 수 있는 야구, 끝까지 승부할 수 있는 팀이 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투수력 향상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는 의미다. 한화는 올시즌 팀 평균자책점 6.35로 9개팀중 최하위였다. 6점대 팀 평균자책점은 프로 원년인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6.23)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도 한화는 5.31로 팀 평균자책점 9위였다. 최근 6년 동안 5번이나 5점대 이상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오랜 기간 지속된 투수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젊은 투수들을 키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김 감독이 "투수중에서는 젊은 친구들이 많더라"고 말한 데에는 큰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아직 이태양의 투구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임 감독이 이태양을 키운 것 아닌가. 이태양은 좋은 공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힘이 어떤가는 좀 봐야겠지만, 좋은 투수라고 생각한다"며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태양에게도 혹독한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투수가 지녀야 할 기본 생각과 자세를 기초부터 확실하게 잡아놓아야 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철학이다.
유창식과 송창현도 주목받고 있다. 유창식의 경우 올해 4승4패, 평균자책점 4.14로 기록했지만, 팔꿈치와 어깨 등 잦은 부상 때문에 1군서 빠지는 일이 많았다. 송창현 역시 부상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선발 등판이 17경기에 그쳤다. 두 선수는 최근 몇 년 동안 한화의 미래를 이끌어 갈 왼손 에이스 후보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좀처럼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유창식은 지난 2011년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부상과 체력적인 문제가 자주 등장했다. 뛰어난 구위를 뒷받침해줘야 할 제구력이 늘 부족했다. 대졸 2년차를 마친 송창현은 지난해 2승8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하며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올해 부상 때문에 성장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들 역시 기본적인 자세와 체력에 관해 김 감독의 철저한 지도를 받을 후보들이다.
한화는 29일 일본 오키나와로 마무리 훈련을 떠났다. 팔꿈치 피로로 휴식을 취해 온 이태양은 31일 떠나며, 송창식과 유창식은 일본 요코하마서 검진을 받은 뒤 합류하기로 했다. 김 감독은 11월 7일 본격 합류해 독수리 조련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이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체력 훈련부터 '고난'의 연속을 견뎌내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