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22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 뒤 감독 인터뷰가 끝나고 취재진들은 조금 술렁였다. NC 김경문 감독이 마음을 내려놓은 것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실제로 이번 포스트시즌에 플레이오프나 한국시리즈 진출에 뜻을 두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이번 준PO에서 항상 '미래'를 얘기했다. 어린 선수들이 포스트시즌같은 큰 경기에서 경험을 하면서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학이 1차전 선발로 나온 것도, 나성범이 줄곧 뛰던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갑자기 수비위치를 바꾼 것도, 이상호가 엔트리에 들어간 것도 모두 선수 본인과 NC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했다. 2차전이 끝난 뒤에도 "걱정이던 우리 불펜이 생갭다 잘 던지고 있어서 NC의 내년을 더 밝게 해준다"라고 했다. 보통의 감독이었다면 내년이 아니라 3,4차전을 얘기했을 것이다. 큰 경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처음부터 욕심을 내지 않고 경험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어리고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큰 무대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연막작전을 한다는 시선도 있다. "3위니까 꼭 이겨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라고 하면 이겨야한다는 부담감이 커지면서 제대로된 실력이 나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
NC가 3위팀이지만 4위팀같은 편한 마음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더욱 미래를 얘기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2차전이 끝난 뒤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페넌트레이스 때 플레이가 아니라 뭔가 붕 떠있는 것 같다"면서 "선수들을 좀 더 편안하게 하도록 하겠다. 선수들도 2패했으니 홀가분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렇게 승리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홀가분해진다면 NC다운 플레이가 나올 수 있다. 그렇게 1승을 한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2승, 3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 감독이 실제로 어떤 마음에서 마지막이란 단어를 썼는지는 알 수 없다. 중요한 것은 PO 진출을 위해서도, NC의 내년을 위해서도 패전보다는 승리가 좋다는 점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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