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막판 바뀌지 않을 것 같은 1위에 대해 '혹시나'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삼성 라이온즈가 사상 첫 4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에 세발짝 남겨놓고 멈춰섰다. 그동안 멀리서 2위를 달리던 넥센 히어로즈가 손대면 닿을 거리까지 쫓아왔다.
그래도 삼성이 유리
아직도 삼성이 유리한 것만은 사실이다. 여전히 매직넘버는 3이다. 삼성이 KIA에 4대5로 패한 11일 넥센은 SK 와이번스와 치열한 접전끝에 7대7 무승부를 기록했다. 만약 넥센이 이날 이겼다면 삼성은 많은 압박감을 가졌을 것이다. 팀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5게임차까지 쫓기게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넥센이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2게임차를 유지했다.
넥센이 남은 4경기서 모두 이길 경우 삼성은 5경기서 3승을 해야한다. 삼성은 12일 KIA, 13일 한화, 14일 NC, 15일 LG, 16일 KIA 등 5연전을 남겨두고 있고, 넥센은 13일 KIA, 14∼15일 롯데, 17일 SK전을 치른다.
11일 비록 패하긴 했지만 두차례 KIA전이 있는 것은 삼성으로선 다행스런 일이다. 13일 한화전 역시 최근 한화의 행보를 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NC 역시 정규리그보다는 19일부터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에 신경을 써야하기 때문에 승패보다는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에 더 큰 무게를 두고 경기를 하게 된다. 아직 4위 싸움을 하고 있는 LG전이 신경 쓰일 뿐이다.
넥센도 17일 SK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3경기는 최근 상대의 페이스가 그리 좋지 않다. 승리를 서로 하게 되면 유리한 것은 삼성이다.
넥센에게도 희망이 있지만
문제는 삼성의 최근 페이스가 너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 이후 삼성은 3연승 뒤 5연패를 했다. 올시즌 삼성의 1위를 이끌었던 폭발적인 방망이가 10월에 뚝 떨어졌다. 8경기서 팀타율이 2할5푼3리에 불과하다. 특히 5연패 중에는 타율이 2할2푼1리로 그 기간 중 팀타율 꼴찌로 떨어졌다. 게다가 마운드도 제대로 받쳐주지 못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서 마운드가 버티지 못하며 승리를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한마디로 투-타의 엇박자가 심했다. 박석민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타선에 무게감이 조금 떨어진 것이 사실. 하지만 이전에도 주전이 1∼2명 빠졌을 때도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타격을 했던 삼성이다. 그런데 이번엔 다르다. 무게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접전 상황에서 쉽게 점수를 내주고 찬스에서 점수를 뽑지 못한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린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이다.
넥센도 10월 들어 3승1무2패로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다. 사실 10월엔 팀 성적보다는 밴헤켄의 20승과 서건창의 200안타, 박병호의 50홈런 등 개인 기록 달성에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삼성이 갑자기 5연패를 하면서 조금의 희망이 생겼다.
그러나 넥센이 지금에 와서 1위를 향한 총력전을 펼치기엔 늦은 감이 있다. 일단 남은 경기수가 너무 적다. 맞대결도 없다. 1위를 향한 총력전을 펼치더라도 1패만 해도 분위기는 금방 떨어진다. 또 삼성이 약팀과의 경기가 많고 위기의식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도 넥센이 1위를 하기엔 쉽지 않다고 볼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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