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가 정규시즌을 마치고 포스트 시즌에 돌입했다.
하지만 MVP까지 차지할 수 있는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때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호령했던 마크 멀더는 얼마전 ESPN과 인터뷰에서 "커쇼가 사이영상과 MVP를 모두 수상해야 한다. 보통의 경우라면 투수에게 MVP를 줘야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커쇼는 워낙 뛰어났다"고 주장하며 커쇼의 MVP 등극에 적극 찬성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내셔널리그 타자 중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선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지안카를로 스탠튼(마이애미 말린스), 앤드류 맥커친(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조나단 루크로이(밀워키 브루어스)가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커쇼만큼 인상적인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CBS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달 18일 '커쇼의 기록이 뛰어나기는 하지만 스탠튼이 MVP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탠튼은 올시즌 145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37홈런, 105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스탠튼은 지난달 12일 밀워키전에서 경기 도중 마이크 파이어스의 투구에 얼굴을 맞고 쓰러지는 바람에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결국 스탠튼은 각 부문 수치를 늘릴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내셔널리그에 비하면 아메리칸리그는 윤곽이 뚜렷하다. LA 에인절스의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강력한 MVP 후보다. 트라웃은 올시즌 15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7리, 36홈런, 111타점, 115득점을 기록했다. 타점과 득점 리그 1위다. 에인절스를 최고 승률(0.605)의 팀으로 올린 주역이 트라웃이다. WAR(Wins Above Replacement·대체선수에 비해서 얼마나 더 많은 승수 기여를 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에서도 메이저리그 전체 1위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미겔 카브레라와 볼티모어의 넬슨 크루즈도 MVP 후보로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브레라는 타율 3할1푼3리, 25홈런, 109타점을 올리며 디트로이트의 중부지구 우승을 이끌었다. MVP를 2년 연속 차지한 2012~2103년에 비하면 수치가 줄었지만, 팀공헌도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크루즈는 타율 3할3푼3리, 40홈런, 108타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홈런왕을 차지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고, 볼티모어를 지난 1997년 이후 17년 만에 동부지구 왕좌에 올려놓은 공도 빠지지 않는다. 트라웃은 2012년과 지난해 두 시즌 연속 MVP 투표에서 카브레라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이번에는 카브레라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