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표팀에는 유독 '젊은 피'가 많다. 수년간 대표팀 터줏대감으로 자리하며 후배들을 이끌었던 고참들이 떠났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경험 부족'이 화두로 떠오를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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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는 언제나 실패에 대한 부담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당장의 대회 결과물이 문제다. 참가국이 적고, 숙적 일본이 프로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는 아시안게임의 경우, 병역 혜택을 고려하기에 더욱 그렇다. 특히 2006년 도하 참사의 아픈 기억도 있다.
이번 대표팀 멤버 구성을 보자. 30대 선수가 손에 꼽을 정도다. 투수진에서는 최고참 임창용(38)과 봉중근(34), 안지만(31) 만이 30대다. 임창용 봉중근에 에이스 김광현(26) 정도가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야수 쪽은 더 심하다. 강민호(29) 오재원(29) 나지완(29)이 우리 나이로 서른이 됐을 뿐이다. 대표팀 경험 역시 마찬가지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단 강민호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 김현수(26) 정도가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고 볼 수 있다. 강정호(27)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이 첫 대표팀 선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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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각자 소속팀에서 주축 역할을 하는 이들이라는 점이 전망을 밝게 한다. 프로에서 경험을 대표팀에 적용시키면 된다. 처음이 어렵지, 한 번 손발이 맞아가면 분위기를 탈 수 있다.
그래서 첫 경기인 22일 태국전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 꿰야 한다. 상대가 약체라도 국제대회라는 부담감에 얼어버린다면, 대회 내내 침체된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
소위 '말리는' 현상을 겪지 않으려면, 첫 경기에서 시원하게 승리하는 게 필요하다. 호쾌한 타격으로 대승을 거둔다면 단시간에 분위기가 최고조에 오를 것이고, 결승전까지 이 기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