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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안치홍, 5년 만에 '100타점 KIA 타자' 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9-10 11:11


롯데의 KIA의 주중 2연전 두번째 경기가 29일 부산사직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1사 1루 KIA 안치홍이 롯데 심수창의 투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날렸다. 힘차게 스윙하는 안치홍.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29/

'시즌 100타점'은 타자들에게는 위대한 기록이다. 매 시즌 많아야 5명 안팎의 선수가 이 영광의 고지를 밟는다. 지난 2시즌(2012~2013) 동안에는 오로지 넥센 히어로즈 홈런킹 박병호만이 이 영광을 누렸다. 그만큼 어려운 미션이라는 뜻이다. 그런 점이 오히려 타자들을 유혹한다. 타점 생산능력을 갖춘 팀의 중심타자치고 '100타점' 고지에 대한 야망을 품지 않은 선수는 드물다.

이 어려운 미션에 KIA 타이거즈 안치홍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데뷔 6년차에 맞이한 최절정기. 이 때가 아니면 또 언제 기회가 다시 찾아올 지 알 수 없다. 안치홍이 이를 악물었다. 이제 16타점만 추가하면 된다.

사실 안치홍에게는 씁쓸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 2014시즌이다. 개인적으로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최고의 결과를 만들었다. 지난해의 부진은 확실히 씻어 이름값을 되찾았다. 하지만 정작 최고 목표로 삼았던 아시안게임 엔트리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2008년 청소년대표 시절 이후 다시 한번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싶다던 꿈이 무산됐다.

'최선을 다 했으니 후회는 없다'는 식의 공자님 말씀은 현실에서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결과를 냈는데도 실패했다면 밤에 잠이 안올만큼 억울하고 속상하고 후회되는 게 현실이다. 아시안게임 엔트리에서 최종 탈락한 뒤 안치홍은 정말 많이 아쉬워했었다.

그래도 안치홍은 긍정적인 마음자세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아쉬워했지만, 금세 털고 일어나 앞을보고 뛰었다. 대신 올해만큼은 최고의 성적을 내보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쯤 입대할 생각이에요. 대신 그 전에 올해남은 기간에 후회없이 뛰고 싶네요." 이렇게 말한 안치홍은 정말 이를 악물고 시즌을 보냈다.

그 결과는 눈부시다. 9일까지 108경기에 나선 안치홍은 타율 3할4푼3리에 18홈런 84타점 18도루 59득점을 했다. 타율, 홈런 팀내 2위이고 타점은 1위다. 팀내 공헌도 톱클래스는 당연히 안치홍의 몫이다.

하지만 안치홍은 아직 시즌을 끝낸 게 아니다. 목표도 여전히 현재 진행중이다. 그중 가장 난도가 높은 게 바로 '시즌 100타점'이다. KIA에서는 2009년 김상현(127타점)-최희섭(100) 이후 명맥이 끊겼던 기록이다.

18경기에서 16타점을 추가하면 된다. 얼핏 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큰 변수가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다. 타자들에게는 경기를 쉬는 게 체력적으로는 도움이 되지만, 경기 감각을 확 떨어트리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휴식기 이전까지 '90타점' 고지를 밟거나 거기에 최대한 근접하는 게 중요하다. 이걸 발판으로 해야 아시안게임 이후 다시 열리는 경기에서 수월하게 타점을 추가할 수 있다. 과연 안치홍이 개인 처음이자, 지난 4년간 사라졌던 '100타점 KIA 타자'의 명맥을 되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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