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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삼성-NC 트라우마 극복없인 희망없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8-25 08:54


삼성 이승엽과 넥센 박병호가 같은 시대에 나와 경쟁을 했다면 누가 이겼을까. 스포츠조선DB

꺼진불인줄 알았는데, 불씨가 살아있었다.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2위 싸움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히어로즈(62승1무42패)가 주춤하는 사이 3위 NC(60승44패)가 6연승을 달리며 2게임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삼성 라이온즈의 4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히어로즈의 현실적인 목표는 2위기 굳히기였다. 7월 2일 NC와 공동 2위가 된 히어로즈는 이후 2위를 유지했다. 7월 24일 잠시 공동 2위로 옆자리를 내주기도 했으나, 8월 중순까지 계속해서 NC와 게임차를 벌렸다. 8월초까지 2게임 안팎을 앞서다가, 5.5게임까지 간격을 넓혔다. 삼성과 히어로즈, NC의 1~3위 체제가 굳어지는 듯 했다. 막판에 4위 싸움으로 페넌트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올랐으나, 상위권 순위경쟁은 밋밋하게 흘러갔다.

그런데 NC와 히어로즈의 맞대결이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NC는 지난 21일과 22일 벌어진 히어로즈와의 2연전에서 모두 이겼다. 이재학과 찰리, 원투펀치를 앞세워 두 경기를 모두 가져가면서 승차가 5게임에서 3게임으로 줄었다. 히어로즈전에 앞서 한화 이글스에 2연승을 거뒀던 NC는 지난 주말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을 모두 잡고 구단 최다인 6연승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이 "우리팀 전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흔들림없이 견고했다. NC가 급상승세를 타면서 히어로즈는 바짝 긴장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플레이오프 직행권이 주어지는 정규시즌 2위. 준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하는 3~4위가 사실상 조건이 같은 상황에서 2위와 3위는 하늘과 땅차다. 히어로즈는 지난 해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에서 한화에 패해 2위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3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친 아픈 기억이 있다. 남은 20여경기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올 시즌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NC와 남은 경기는 2게임이다. 막강 타선에 비해 취약한 마운드가 문제다.

1~3위 팀간의 상대전적도 흥미롭다.

히어로즈는 포스트 시즌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NC, 삼성에 각각 3승11패, 4승1무8패로 밀렸다. 포스트 시즌 경기가 변수가 많은 단기전이라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간다면 큰 무대에서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갖고 있는 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히어로즈는 지난 5월 7일 NC에 5대24로 6회 콜드게임패를 당한 적이 있고, 지난 6월 4일에도 3대20으로 대패했다. 또 6월 3일부터 벌어진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했다. 초반에 경기가 넘어간 상황에서 투수진을 아끼기 위해 전력을 쏟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NC 선발진 공략에 어려움이 컸던 히어로즈다.

남은 시즌 삼성과 NC 트라우마 극복이 히어로즈의 과제가 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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