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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정수빈, '서건창 벤치마킹' 왜 통할까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8-24 09:04


SK와 두산의 주중 2연전 첫번째 경기가 19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두산 정수빈이 SK 벤와트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재역전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힘찬 스윙 후 타구를 바라보는 정수빈.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8.19/

두산 정수빈은 최근 타격폼을 바꿨다. '서건창 벤치마킹'을 했다.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최근 6경기에서 4할2푼9리다. 선발진과 중간계투진의 엇박자로 악전고투를 하고 있는 두산. 23일 NC전에서도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중간계투진이 완전히 무너졌다.

하지만 여전히 4강 진출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살아나고 있는 타선. 그 중 '강한 9번' 정수빈이 중심에 있다.

최근 6경기 4할2푼9리. 지난 19일에는 개인 최다인 7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바뀐 그의 타격폼은 서건창과 거의 흡사하다. 정수빈은 "잘 되는 선수의 타격폼을 흡수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의 가장 큰 문제는 타격 시 중심축이 일찍 무너진다는 점이다. 때문에 항상 변화구의 약점에 대해 지적을 받았다. 일부에서는 타격폼 자체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수년간 구축한 타격폼을 백지상태에서 돌린다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프로 선수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시즌 중 타격 폼을 바꾼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그런데 정수빈은 두산에서 가장 자주 타격폼을 변화시키는 선수다.

항상 지적되는 일찍 중심축이 무너지고, 어깨가 열리면서 변화구에 대한 필연적인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실제 정수빈의 타격을 보면, 스윙을 한 뒤 1루쪽으로 몸의 중심이 쏠린다. 반면 우타자인 민병헌의 경우, 정수빈의 케이스라면 3루쪽으로 중심이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민병헌은 타격을 한 뒤 1루쪽으로 몸이 움직인다. 즉, 정수빈은 상대적으로 어깨가 빨리 열리면서 중심축이 끝까지 받쳐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타구의 변화에 끝까지 대항할 수 있는 힘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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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도 그런 약점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잠실 아이돌'이라 불리는 곱상한 외모와 달리, 그는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한다.

결국 서건창의 타격폼을 흡수했다. 효과가 있는 이유가 있다. 서건창의 타격폼은 교과서적이진 않다. 개인에 맞게 최적화된 타격 자세다. 잔뜩 움츠린 상태에서, 편안하게 배트를 어깨에 걸쳐놓은 모습. 가장 큰 장점은 타격시 몸의 중심축 자체를 가장 효율적으로 모아준다는 사실이다. 신경쓰지 않아도 타격을 할 때 자연스럽게 몸의 중심축을 최대한 뒤쪽에 남겨줄 수 있다는 의미다. 정수빈의 약점을 최대한 커버할 수 있는 타격폼이 될 수 있다.

물론 자신의 것으로 흡수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정수빈은 "일단 나한테 잘 맞는 것 같다. 올 시즌에는 계속 이 타격폼으로 밀어부칠 생각"이라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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