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박병호가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새로 쓸 수 있을까?
한 시즌 40홈런은 역대 14번째이고, 외국인 타자를 제외한 국내 타자 가운데선 역대 6번째이다. 그리고 지난 2010년 당시 롯데에서 뛰던 이대호가 기록한 44홈런에 이어 4년만에 40홈런포가 나왔다. 홈인 목동구장에서 가장 많은 28개를 쳤고, 잠실구장과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3개씩 날렸으며 이외 6개 구장에선 1~2개씩을 기록중이다.
두산전에서 가장 많은 10개를 쳤고, 이어 삼성전에서 6개 그리고 LG 한화 KIA전에서 5개씩 날렸다. 지난 12일 부산 롯데전에서 송승준을 상대로 솔로포를 기록하며 전 구단 상대 홈런 고지에 오르기도 했다.
박병호의 가장 큰 장점은 몰아치기라 할 수 있다. 박병호는 지난 5월에만 14개의 홈런을 날린 바 있다. 이 가운데 3경기에서는 2개씩 쳐냈다. 하지만 50홈런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 달성에 대한 주위의 지나친 기대가 어느새 부담감이 되면서 6월에 9개로 페이스가 떨어졌다. 이어 7월에는 4홈런에 그치며 슬럼프에 빠졌고, 3시즌만에 처음으로 선발 엔트리에서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마음을 다잡기 시작했고, 스스로 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이달 들어 또 다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날까지 포함해 8월 들어서만 7홈런을 쏘아 올렸다.
특히 이날 홈런에서도 나타났듯 낮게 제구가 된 공을 그대로 밀어쳐 홈런을 그려냈다는 것은 그만큼 타격감이 다시 살아났다는 얘기다. 여기에 동료 강정호가 35홈런으로 쫓아오면서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마치 2003년 이승엽이 심정수(현대·53개)와 끝까지 경쟁을 펼친 끝에 신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게다가 목동구장에서만 5개의 장외홈런을 날릴 정도로 비거리가 늘었다. 이전까지 단 1개의 장외포를 날린 적이 없었는데 올해만 5개라는 것은 그만큼 파워와 타격 매커니즘이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원정경기다. 특히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롯데전이 4경기나 남아 있다. 또 2003년 당시는 133경기를 벌였지만, 이번 시즌은 5경기 줄어든 128경기이기에 타석 기회도 적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로 인해 상승세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박병호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이승엽과 비교되는 것이 고마우면서도 미안하다고 했다. 또 홈런 개수에 연연하지 않고, 팀 승리를 위한 팀 배팅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 정도의 페이스라면 50홈런 이상을 바라볼 수 있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11년만에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이 경신되기를 많은 야구팬들은 기대하고 있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역대 40홈런 달성 현황
순서=연도=소속=이름=홈런 수
1=1992=빙그레=장종훈=41
2=1998=OB=우즈=42
3=1999=삼성=이승엽=54
4=1999=한화=로마이어=45
5=1999=삼성=스미스=40
6=1999=해태=샌더스=40
7=2000=현대=박경완=40
8=2002=삼성=이승엽=47
9=2002=현대=심정수=46
10=2002=SK=페르난데스=45
11=2003=삼성=이승엽=56
12=2003=현대=심정수=53
13=2010=롯데=이대호=44
14=2014=넥센=박병호=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