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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해답이다. 결국 KIA 타이거즈가 4강 진입을 위해 지금 쏟아부어야 할 힘은 '스피드'에 있다.
일정한 등판 간격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투입됐을 때 전력을 쏟아붓는 투수와는 달리 타자는 기본적으로 '데일리 플레이어'다. 주전 선수라면 부상이 없는 한 거의 매일 경기에 나간다. 그런데 만약 이 흐름이 휴식등으로 끊기게 되면 밸런스를 완전히 잃을 수도 있다. KIA가 최근의 휴식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다.
그렇다면 이렇듯 타자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지는 상황이 실제로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와 관련해 야구계에서 흔히 하는 말을 인용할 필요가 있다. "발에는 슬럼프가 없다." 타자가 잠시 타격감을 잃을 수는 있지만, 스피드나 주루플레이는 유지될 수 있다는 뜻. 이건 속설이 아니라 경험적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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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 있는 기반도 충분하다. KIA에는 이대형과 김주찬 등 국내 최고 스피드를 자랑하는 테이블세터진이 있다. 여기에 안치홍과 신종길도 두 자릿수 도루를 하며 기민한 모습을 보인다. 외국인 선수 필이 부상 여파로 기대만큼의 도루를 해주진 못했지만, 주루 플레이는 꽤 좋은 편이다.
이런 장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초반에 일단 타선의 타격 밸런스를 지켜보고, 실제로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적극적인 기습번트나 작전 야구로 득점 확률을 높이는 식의 야구를 할수도 있다. 또 타격 밸런스가 좋더라도 마찬가지다. 타자들의 스피드는 팀 전체의 득점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다. 좋은 타격감에 스피드까지 더해지면 득점 확률은 한층 높아질 수 있다. 어차피 이제는 승부를 걸어야 하는 시기다. KIA가 4강에 가려면 가진 무기들을 총동원해야 한다. 타자들의 스피드가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