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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주기 어렵지만, 또렷한 대안도 없다.
최근 5경기를 보면 상황이 심각하다. 삼성 라이온즈전 2경기,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전에 각각 1경기씩 등판해 4⅔이닝을 던졌다. 이 5게임에서 11안타를 맞고 5점을 내줬다. 1패1세이브에 평균자책점 9.64. 사실상 삼성과의 선두경쟁을 포기하고 2위 굳히기에 나선 상황이라고 해도 아쉬운 기록이다. 시즌 내내 신뢰를 심어주지 못했던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19일 LG전 9회초, 5-6으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타선의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히어로즈였지만, 9회말 역전 드라마를 머릿속에 그리며 손승락을 올렸다. 앞서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 한현희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가동했다.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손승락은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⅔이닝 3안타 1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6대6으로 맞선 연장 10회 이승엽에게 결승타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지난 13일 롯데전에 나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고 팀 승리를 지키기도 했으나 꾸준히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은 히어로즈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손승락은 올 시즌 삼성전 5경기에 나서 1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했다. 자신감을 갖고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손승락은 지난 시즌 삼성전 7경기에 등판해 1승6세이브를 거뒀는데, 평균자책점이 6.43이었다.
손승락은 시즌 초 부진으로 2군까지 경험했다. 염경엽 감독은 손승락의 부진 얘기가 나올 때마다 "우리 팀의 마무리 투수는 손승락이다. 다른 구상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손승락이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걸 막아주고 싶어 했다. 현실적인 대안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손승락의 자신감 회복이 필요했다. 시즌 내내 마운드 고민으로 머리가 아팠던 염 감독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