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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3할-30홈런-100타점 '전설의 완성'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8-19 09:06


16일 오후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1루서 삼성 이승엽이 우중월 2점 홈런을 치고 있다.
대구=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8.16.

3할-30홈런-100타점.

올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때문에 평범한(?) 성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예년 같았으면 리그 MVP 후보로 거론될 수 있을 만한 엄청난 활약을 상징하는 성적 지표다. 한 팀의 최고 중심타자가 거둘 수 있는 성적, 3할-30홈런-100타점이다. 장타력은 물론, 컨택트 능력이 있는 타자라는 증거이고 찬스에서도 떨지 않고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강심장까지 갖췄다는 뜻이다.

야구팬들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알 수있는 스타들만 작성한 대기록이다. 91년 장종훈(당시 빙그레, 현 한화 코치)이 처음 이 기록을 달성한 것을 포함해 지난 시즌까지 총 16명의 선수 만이 이 대기록 달성자로 이름을 남겼다. 이 스타들 중 누가 뭐라 해도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는 바로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다. 이승엽은 혼자서 무려 5번의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세웠다. 97, 98, 99년 3년 연속 기록을 달성했고, 2002년과 2003년에도 2년 연속 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한국 무대를 평정한 이승엽은 이후 일본 무대에 진출해 한-일을 모두 평정한 강타자가 됐다.

하지만 이승엽도 세월을 거스를 수 없었다. 한국 복귀 후 2012 시즌 21홈런을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13홈런을 치며 "하락세가 확실한 것 아닌가"라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올시즌 38세의 나이에 완벽한 부활을 선언했다. 이승엽은 18일 기준, 타율 3할2리에 26홈런 84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NC 다이노스 테임즈와 함께 공동 3위, 타점은 단독 5위를 기록 중이다. 마흔이 다 돼가는 타자의 기록이라고 생각하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좋은 활약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타격 동작에서 배트를 들 때 등쪽으로 각도를 더욱 내렸다. 스윙 때 힘을 싣는 것에서는 손해를 볼 수 있지만, 배트가 나오는 각도가 줄어들며 스윙 스피드는 훨씬 빨라진다. 이 빠른 스윙 스피도로 떨어진 순발력에 대한 부분을 보완하는 동시에, 임팩트 시 충분한 힘도 전달하고 있다.

이제 삼성의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30경기. 현재 페이스라면 홈런과 타점 기록은 충분히 목표 달성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홈런에 대해서는 이승엽 본인이 "꼭 30홈런을 채우고 싶다"라며 의욕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관건은 타율이다. 현재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따라 최종적으로 3할-30홈런-100타점 기록 달성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상황은 좋다. 삼성은 현재 부동의 1위다. 일찌감치 순위 싸움을 마무리 지으면, 아무래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부담을 조금 더 덜고 경기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승엽이 이 기록을 달성하게 되면 최고령 3할-30홈런-100타점 기록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한국 야구의 전설로 이승엽의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쐐기타가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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