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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넥센의 가장 큰 소득은 조상우의 발굴이다.
그의 경기력은 위력적이다. 쉽게 공략당하지 않는 구위를 지녔다. 탄탄한 하체에서 뿜어나오는 150㎞대의 패스트볼은 묵직하다.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던진다.
때문에 넥센의 뒷문은 훨씬 더 탄탄해졌다. 그는 올 시즌 한 차례 시련이 있었다. 5월11일 목동 LG전이 끝난 뒤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도중 넘어지며 무릎을 다쳤다. 결국 전열에서 이탈했다.
그는 지난해 1군에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구위는 대단했지만, 제구력이 형편없었다. 때문에 2개월 가량의 공백에서 오는 실전의 부작용이 우려됐다.
하지만 더욱 강해져서 돌아왔다. 7월 복귀 이후 12경기에서 3홀드 1패. 하지만 평균 자책점은 1.31. 12개의 피안타를 허용했지만, 19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지난해까지 잠재력이 충만한 유망주에 불과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중간계투로 떠올랐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찌감치 그의 잠재력을 파악한 넥센 코칭스태프는 조상우의 성장과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문제는 '형편없는 제구력을 어떻게 잡느냐'였다.
제구의 불안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일단 투구 시 우선적으로 중심을 잡아줘야 할 머리가 흔들렸다. 그리고 오른팔의 스윙궤적도 쓸데없는 동작이 많았다.
일단 머리를 고정시켰다. 그리고 스윙궤적으로 간결하게 만들었다. 그 작업을 위해 넥센 코칭스태프는 지난해 조상우를 2군 경기 출전을 최소화했다. 20경기에 출전했다. 투구폼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2군 경기 출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1군에서 투구폼을 뜯어고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투구폼을 교체하면서, 80%의 힘으로 던지면서 낮게 던지는데 주력했다. 구속 자체는 조금 줄었지만, 그의 투구는 타자 무릎 밑에서 형성됐다.
어느 정도 제구력이 잡히면 100%의 힘으로 던졌다. 다시 제구 자체가 불안해지면 다시 80%의 힘으로 던지는 과정을 반복했다.
조상우 스스로도 그 변화작업을 묵묵히 받아들였다. 아무리 지도방법이 좋아도 선수 스스로가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면 훈련의 효율성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두 가지 요소가 딱 맞아 떨어졌다. 올해 스프링 캠프에서 조상우의 제구력은 확실히 잡혔다. 그의 구위를 최대한 살리면서 안정된 제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올 시즌 그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년 만에 완벽한 변신에 성공한 조상우. 그의 신데렐라 스토리에는 이유가 있다.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