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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대약진, 선발야구되고 있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8-13 07:15


KIA 타이거즈의 기세가 매섭다. 4강 싸움을 극도의 혼전 양상으로 몰아넣는 주인공이 됐다.

KIA는 1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4대1로 승리했다. 시즌 두번째 4연승. 6연패를 당하며 4강권에서 멀어지는 듯 하더니 어느새 4연승을 달리면서, 4위 롯데 자이언츠를 강하게 압박했다. 12일 넥센 히어로즈에 1대10으로 패한 롯데는 4연패를 당했다. 두 팀의 승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두 팀 사이에 끼어있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도 바짝 긴장하게 생겼다.


22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LG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양현종이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7.22.
KIA의 대약진에는 선발투수들의 분전이 있었다. 시즌 전 구상했던 선발진과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만, 새로 정비된 선발진이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이날 7이닝 1실점하며 승리를 따낸 에이스 양현종을 비롯해 올시즌 양현종과 함께 선발투수로 '개근'한 좌완 임준섭, 그리고 새로 선발로테이션에 가세한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와 부활의 조짐을 보인 김진우, 베테랑 김병현이 있다.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가 지난 7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 3실점(1자책)으로 나쁘지 않은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여기에 지난 8일 SK전부터 10일 광주 롯데전까지 임준섭-김진우-김병현의 연이은 호투로 3연승을 달렸다.

임준섭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팀이 6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에이스의 역할까지 했다. 상대 에이스 김광현(7⅔이닝 2실점)에 맞서, 8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8이닝을 던지면서도 투구수가 91개에 불과할 정도로 깔끔하게 던졌다.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사실상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김진우는 9일 롯데 때 선발로 복귀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발판을 놨다. 마찬가지로 동점이 돼 승리가 날아갔으나, 김진우의 부활 조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김병현이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 사실 김병현은 트레이드 이후에도 선발 자원으로 분류되지 않았으나, 선발진 붕괴로 기회를 잡은 뒤 점차 살아나고 있다. 10일 롯데전서 6이닝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해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지난해 6월 30일 대전 한화전 이후 406일 만의 퀄리티스타트였다.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10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렸다. 6-3의 승리를 거두며 3연승을 거둔 KIA 선수들이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8.10/
에이스 양현종은 방점을 찍었다. 12일 NC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통산 NC전 5전 전승 행진을 이어갔다. 7회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 과정에선 강습타구가 왼쪽 정강이를 강타했으나, 곧바로 타구를 따라가 1루로 송구하는 투혼도 보였다.


토마스부터 양현종까지, 최근 5경기에서 5명의 선발투수들이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1.74에 불과하다. KIA가 드디어 강력한 선발야구를 구축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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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가 4위와 승차를 좁히기도 했지만, 앞으로 4강 싸움에서 무시할 수 없는 강자로 떠오른 건 이처럼 공백 없는 5인의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KIA의 4강 경쟁팀들을 보면, 최근 선발진이 무너지지 않은 팀은 LG 정도밖에 없다. 롯데는 믿었던 1~3선발이 부진에 빠졌고, 두산은 아예 선발진이 붕괴돼 5선발을 꾸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SK 역시 김광현과 밴와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너무 약하다.

KIA가 강점을 갖는 이유다. 최근 롯데를 비롯한 중위권 팀들이 치고 나가지 못하는 데는 선발진에서 가진 아킬레스건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다. 팀의 원투펀치가 나오는 날 이겨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발투수가 나오면 초반부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게 된다.

새로운 4강 컨텐더 KIA의 등장으로 4강 싸움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게 됐다. 가장 앞서 있던 4위 롯데는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헤매고 있다. 그동안 4강 싸움에서 상승세를 보였던 LG마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최근 주춤하고 있고, 두산은 일부 1,2군 코칭스태프의 보직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둬 타개책을 찾아보려 몸부림치고 있다.

잠자고 있던 호랑이가 깨어난 모양새다. KIA가 그 어느 때보다 혼전 양상인 4강행 막차 티켓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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