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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타순을 이렇게 짤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병규 뿐 아니라 선수들의 작은 부상, 컨디션 등을 고려할 때 타순을 원하는대로 짤 수 없다는 점이다. 일단 먼저 12일 1군에 올라온 이병규(9번)의 활용이다. 이병규가 수비로 경기를 풀타임 뛸 수 있으면 외야 운용에 크게 문제될 게 없다. 하지만 이병규가 당장 수비로 2이닝 이상 뛰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이병규가 지명타자로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지명타자로 들어갈 수 없다. 박용택이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인해 당장 수비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박용택은 경기 도중 발목을 살짝 다쳤는데 본인의 말에 따르면 1주일 정도 후유증이 남을 것 같다고 한다. 3번 타순에서 방망이 하나는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박용택이 지명타자로 당분간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이병규, 또는 박용택이 수비가 됐다면 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스나이더를 쉬게 할 수 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수비로 들어가고 나머지 한 명이 지명타자로 들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스나이더를 계속 써야한다. 오히려 스나이더는 13일 경기 5번 타순으로 신분이 격상됐다. 이병규(7번)가 빠진 4번자리를 이진영이 채우게 됐고, 5번 타순을 채울 타자가 마땅치 않아 어쩔 수 없이 스나이더를 배치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몇 번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어제 경기 타구 질은 괜찮았기 때문에 기대를 걸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과연 SK전 고육지책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타순만 생각하면 머리가 터지는 양 감독이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