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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기운이 덕아웃을 지배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임재철이 LG 덕아웃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활력소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은(38) 나이지만 실제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사실 임재철이 이 역할을 시작한지는 시간이 조금 됐다. 지난 6월 26일 퇴출된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을 대신해 1군에 등록된 뒤 7월 23일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하지만 임재철은 1군 선수단과 동행했다. 그리고 이닝 종료마다 가장 먼저 덕아웃을 박차고 나가 후배 선수들을 격려하고, 경기 중에는 누구보다 큰 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공교롭게도 임재철이 1군에 합류하고, 덕아웃의 맏형 역할을 하면서부터 LG의 성적이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해할 만한 요소는 전혀 없었다. 양상문 감독과 주장 이진영의 말을 들어본 결과, 이는 주장 이진영이 직접 코칭스태프에 부탁을 한 사항이라고 했다. 이진영은 "나는 야수라 수비에 나가 있으면 덕아웃을 계속해서 챙길 수 없다"며 "그 시간 동안 재철이형이 후배들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신다.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나도 주장 역할을 열심히 한다고 하고 있지만, 재철이형 만이 줄 수 있는 긍정의 기운이 있다. 항상 파이팅이 넘치시고, 후배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덕아웃 분위기가 활기차고 밝아졌다. 처음 1군에서 말소될 때, 내가 코치님들께 부탁을 드렸다. 또, 재철이형이 내가 주장으로 해야하는 일에는 전혀 역할 겹침 없이, 안보이는 부분에서 후배들을 챙겨주는 역할을 해주셔서 아무 문제될 게 없는 사항"이라고 밝혔다.
양 감독도 이진영의 얘기를 듣고 흔쾌히 OK 사인을 내렸다. 양 감독은 "베테랑 선배가 덕아웃에서 힘을 불어넣어주면, 후배들은 그라운드에 나가 더욱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전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심지어 1군 엔트리에 등록이 돼있지도 않다. 고참 입장에서는 이 신분에 덕아웃 전면에 나서기 민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임재철은 자신이 팀에 어떻게라도 도움이 된다면 한 몸 불사르겠다는 각오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