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이 말하는 外人투수 선발의 기준은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8-08 06:32


외국인 투수들은 복불복이라고 한다. 외국 리그에서의 성적과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고 계약을 결정하는데, 성공 여부는 너무나 불확실하다.

어떤 투수를 뽑아야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까. 구단, 감독, 코치마다 생각하는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한국투수와는 다른 스타일의 투수를 뽑는 것이 기준이라고 했다.

염 감독은 "한국 투수들이 갖고 있는 피칭 스타일이나 구종과 비슷하게 던지는 투수들은 성공할 확률이 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타자들이 한국 투수들과 많이 상대했기 때문에 당연히 한국 투수들의 투구폼엔 익숙해져 있다. 또 그런 폼에서 나오는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 공략도 낯익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 생소함이 없기 때문에 타자들이 어렵지 않게 공략할 수 있는 것.

보통 타자들은 처음 상대하는 투수와의 대결을 힘들어한다. 직구가 어떻게 오는지, 커브가 어디서 어떻게 꺾이는지, 슬라이더가 어디로 휘는지는 타석에서 직접 겪어봐야 알 수 있다. 그런데 커브는 누구와 비슷하게 오고 슬라이더는 누구와 비슷하다라고 하면 타자들은 비교 대상 투수의 궤적을 생각하고 타석에서 조금이라도 쉽게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염 감독의 생각이다.

염 감독은 "한국 투수들에게선 볼 수 없는 투구폼이거나 잘 던지지 않는 구종을 잘 던지는 투수들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즉 외국인 투수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 투수들과는 다른 생소함이라는 것. 현재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2.79) 1위를 달리는 밴헤켄에게선 한국 투수와는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

염 감독은 그의 투구 타점과 포크볼을 말했다. "밴헤켄은 팔이 높이 들어올려서 던지는 스타일이다. 그런 높은 타점에서 던지는 포크볼도 3가지로 던진다"고 했다. 포크볼이라면 직구처럼 오다가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마구다.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들이 확실히 한국 타자들과의 승부를 잘하는 면이 있다. 그런데 밴헤켄은 그 포크볼을 3가지 형태로 던진다는 것. "검지와 중지를 벌리는 정도에 따라 커브처럼 크게 떨어지는 것이 있고, 빠르게 오다가 떨어지기도 하고, 체인지업성으로 들어오기도 한다"는 염 감독은 "중요한 것은 그 3가지 공이 모두 제구가 잘 된다는 점"이라고 했다.

올시즌이 끝난 뒤 많은 외국인 투수들이 한국을 떠나고 새롭게 한국 땅을 밟게 된다. 시즌이 끝나면 본격적인 외국인 투수 영입 경쟁이 시작된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넥센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4 프로야구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16일 부산구장에서 열렸다. 밴헤켄이 3-0으로 앞선 6회 무실점 피칭을 이어가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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