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헌 "저 5년 만에 승리했는데, 아무도 몰라요"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8-08 17:56


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LG의 경기가 열렸다. 4대3으로 승리한 후 LG 정찬헌이 강상수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8.01.

"제가 어제 승리한 거 아세요?"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8일 창원 마산구장. 경기를 앞두고 LG 트윈스 투수 정찬헌이 지나가며 "어제 경기 내 승리 사실을 알고있는가"라고 물었다. 정찬헌은 7일 NC전에 세 번째 투수로 나와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고, 때마침 정찬헌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팀이 역전에 성공해 이날 경기 승리투수가 됐다. 이는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사실.

그런데 승리투수 정찬헌의 입이 쭉 삐져나와 있었다. 정찬헌은 "5년 넘어 거둔 첫 승리인데 아무도 모른다"라며 웃었다.

그렇다. LG의 극적인 역전승에 가려져 정찬헌의 승리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그런데 정찬헌 개인에게 이날 승리는 매우 값졌다. 정찬헌은 2008년 3승, 2009년 6승을 거두고 팔꿈치 수술과 병역의무를 수행하느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렇게 정찬헌이 마지막 승리를 거둔게 2009년 7월29일 잠실 삼성전이었다. 정확히 1835일 만에 값진 승리를 챙겼다. 또, 개인통산 10번째 승리이기도 했다. 정찬헌은 "사람들이 내가 승리를 많이 따는줄 알았나보다. 정말 가까운 지인들만 축하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했다.

심지어 LG 트윈스 홍보팀 직원들조차도 정찬헌이 이렇게 오랜만에 승리를 따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이는 그만큼 정찬헌의 올시즌 활약이 좋아 당연히 승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정찬헌이 그렇게 서운해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창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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