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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 코치가 조인성 홈런공에 문구 새긴 이유는?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8-05 19:08


지난 3일 한화 조인성의 역전 스리런 홈런공에 이종범 코치가 글귀를 써서 선물했다. XTM 화면캡쳐

한화 이글스 이종범 코치가 조인성의 홈런공에 글을 남긴 것이 방송 중계 카메라에 잡히며 화제가 됐었다.

조인성은 지난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서 1-1 동점이던 6회말 역전 3점포를 날렸다. 그 홈런 덕에 한화는 두산을 꺾고 3연승을 달렸다. 그런데 이종범 코치가 그 홈런공에 한참 뭔가를 적어 조인성에게 전달했다. 조인성이 받은 공에는 홈런을 친 날짜와 장소, 상대팀이 적혀있었고, '더 큰 목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어라. 그리고 항상 노력하고 겸손할 줄 아는 선수가 되어라!' 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보통 첫 승이나 첫 안타, 첫 홈런공에 기념을 위해 날짜와 장소, 상대팀 등을 적어 해당 선수에게 주는 것은 흔하다. 하지만 이번 홈런 공은 조인성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는 공이 아니었다. 왜 이 코치는 조인성의 홈런볼에 그런 문구를 적었을까.

5일 청주구장에서 만난 이 코치는 자신의 경험을 비춰 조인성에게 메시지를 전했다고 했다. 이 코치는 "그때 타구가 홈런이 아닌 줄 알고 두산 수비진이 그라운드로 넘어온 공을 3루쪽으로 중계해서 내가 공을 가지게 됐다"면서 "사실 큰 의미를 가지는 공은 아니지만 인성이에게 좋은 글을 써주고 싶었다. 홈런 친 날짜와 장소 등을 쓰고나니 공간이 있어 글을 더 썼다"라고 했다. "인성이가 올해 우리나이로 마흔이다. 나도 마흔에 야구를 했지만 그때 정말 힘들다"면서 "베테랑들에겐 언제 나쁜 게 올지 모른다. 젊은 선수들과 경쟁해야 하고 고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화살이 날아오는 자리다. 더 노력하라는 의미로 글을 적었다"라고 했다.

지도자가 되면 해보고 싶었던 일이라고 했다. "선수 때 이런 경험이 없었는데 코치가 되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말을 적어주고 싶었다"라는 이 코치는 "강정호도 다음 목표를 세워서 계속 노력해야한다. 나도 해외진출이 목표였는데 이루고 나서 다음 목표가 없어 굉장히 힘든 적이 있었다"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공에 적힌 문구에 "겸손할 줄 아는 선수가 되어라"라는 글에 의심의 소지가 있었다. 마치 조인성이 겸손하지 않다는 뜻으로 비춰질 수 있었던 것. 이 코치는 "조인성에게 특정지어 한 말은 아니다. 모든 선수들에게 해당되는 말이다"라며 "야구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선수들이 있을 수 있어 글을 썼다. 나도 선수시절부터 겸손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꼭 필요한 말을 적었다"라고 했다.

이 코치가 전해준 뜻밖의 선물에 조인성도 놀랐다고. 조인성은 "코치님이 글을 적어서 주셔서 처음에 깜짝 놀랐다"면서 "글을 읽고 정말 감동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청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NC와 한화의 주말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렸다. 6회초 무사 한화 조인성이 NC 찰리의 투구를 받아쳐 우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렸다. 이종범 3루 코치와 기쁨을 나누는 조인성.
창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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