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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경쟁, 넥센 염경엽 감독의 마음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8-05 09:51


넥센 염경엽 감독은 박병호, 강정호, 밴헤켄 등이 펼치는 집안 MVP 경쟁에 대해 12연승을 달리고 있는 밴헤켄의 손을 들어줬다. 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

최우수선수, 즉 MVP(Most Valuable Player)는 말그대로 가장 가치로운 플레이를 펼친 선수여야 한다. 그 가치는 물론 팀승리에 얼마나 많은 공헌을 했는지로 평가된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정규시즌 MVP는 그동안 투타 각 부문 타이틀을 가져간 선수들을 중심으로 경쟁이 이뤄져 왔다. 올시즌에도 투타에 걸쳐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선수들이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그 후보들이 넥센 히어로즈에 집중돼 있다.

지금까지 기록을 보면 홈런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병호와 강정호, 다승 선두 밴헤켄이 MVP를 놓고 내부 경쟁에 들어간 형국이다. 박병호는 이미 2012~2013년, 홈런과 타점 타이틀을 앞세워 2년 연속 MVP에 오른 바 있다. 올해도 4일 현재 33홈런을 때려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이었던 홈런포가 6월말 이후 주춤하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팀동료인 강정호가 2개차로 바짝 추격해 홈런왕 3연패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강정호는 4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시즌 31번째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역대 유격수 최다 홈런 기록인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의 30홈런을 넘어섰으니, MVP 경쟁서 내세울 확실한 카드 하나를 거머쥔 셈이다. 여기에 이날 2타점을 추가하며 87타점을 올린 강정호는 NC 다이노스 테임즈를 제치고 이 부문 선두로도 나섰다. 박병호와 비교해 홈런만 처질 뿐, 타점과 타율서는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두 거포에 못지않게 주목을 받는 밴헤켄의 기세를 무시할 수는 없다. 밴헤켄은 지난 2일 LG와의 경기서 8이닝 5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시즌 15승째를 따내며 다승 선두를 유지했다. 평균자책점을 2.79로 낮춰 NC 찰리를 제치고 이 부문서도 1위로 올라섰다. 특히 지난 5월 27일 SK 와이번스전부터 이날 LG전까지 12경기에서 연속 승리를 낚으며 최다 연속경기 선발승 기록을 세웠다. 넥센은 연패를 당하다가도 밴헤켄이 등판하는 날에는 꼬박꼬박 승리를 챙겼다. MVP 후보 자격을 채우고도 남는 활약상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염경엽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염 감독은 밴헤켄의 손을 들어줬다. 염 감독은 "우리팀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밴헤켄 덕분이다. 투수중에 부상자가 나오고 팀이 어려울 때 밴헤켄의 호투로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갔다"며 "감독으로서 밴헤켄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칭찬 수준이 아니라 '엎드려 절을 하고 싶을 정도'의 심정을 드러낸 것이다.

염 감독은 "밴헤켄이 작년보다 좋아진 것은 제구력이다. 높게 들어가는 공이 거의 없다. 스피드도 좋아졌다. 다치지 않고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주고 있으니 고마울 따름"이라면서 "앞으로 휴식일이나 이런저런 변수를 고려하면 8번 정도 마운드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넥센은 정규시즌 37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 등을 고려하면 밴헤켄은 앞으로 8~9번 선발로 나설 수 있다. 20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염 감독은 시즌 막판 밴헤켄의 20승 기록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시즌 막판 우리팀이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른다. (밴헤켄이 나설)포스트시즌도 생각해야 한다.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도 "앞으로도 밴헤켄이 나가는 경기에서도 우리가 다 이겼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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