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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재학과 김경문 감독이 보는 '2년차 이재학'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8-01 07:15



확실히 지난해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다. 2년차 시즌 겪는 성장통, 내년을 위해선 또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NC 다이노스 이재학(24)은 지난 30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4실점(3자책)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인천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에 승선한 뒤 치른 첫 경기, 부담은 없었다. 지난 등판이었던 2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선 2⅓이닝 7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으나,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이재학은 올시즌 9승4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10승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8로 신인왕을 차지했을 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특히 평균자책점이 1점 이상 올랐다. 지난해 이재학은 팀 동료 찰리에 이어 평균자책점 2위에 오르며 최고의 토종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여전히 국내 정상급 선발투수로 대우받고 있다.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도 있다. 하지만 올시즌 페이스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이재학 본인도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 가장 크게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31일 만난 그는 "작년만큼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지난해와 달리 주무기 체인지업의 예리함이 다소 떨어졌다.

이재학의 체인지업은 리그에서 가장 공략하기 힘든 공으로 꼽혔다. 스포츠조선이 개막 전 9개 구단 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체인지업(포크볼)이 가장 좋은 투수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투수든 2년차 시즌엔 상대의 집중분석을 당하게 된다. 각 팀별로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대한 공략법을 찾기 시작했고, 조금씩 공략할 수 있는 공이란 이미지가 생겼다.


30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NC 이재학이 마운드에 오른 최일언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광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5.30.
이재학 본인 역시 체인지업에 대한 의존도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사실 이재학이 지난 시즌 직구-체인지업의 투피치 투수가 된 건 엄지손가락 통증 때문이었다. 이재학은 퓨처스리그(2군)을 평정했던 지난 2012년에는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통해 카운트를 잡고, 체인지업은 결정구로만 사용했다. 하지만 1군에서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자, 손가락에 통증이 생겼다. 직구와 체인지업 위주로 던지게 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통증이 없었지만, 그동안 잘 던지지 않았던 게 문제가 됐다.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감이 떨어져 있어 실전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결국 다시 체인지업의 비율을 늘렸고, 상대는 이를 집중공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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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학은 "최일언 투수코치님께선 퓨처스리그에서 던지던 2012년이 가장 공이 좋았다고 말씀하신다. 그땐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도 됐다. 하지만 이젠 체인지업밖에 없다.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빨리 가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구종 연마가 아니라, 기존에 던지던 공의 감을 찾아야 한다. 시즌 중에는 힘들더라도 내년 시즌 전까진 반드시 두 구종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김경문 감독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요새는 선발투수가 3점 주면 나이스피처다. 10승이 쉬운 게 아닌데 재학이는 계속 승리를 챙겨왔다. 외국인선수가 아닌, 토종투수의 10승은 크다"라며 이재학을 감쌌다.

실제로 이재학은 찰리(9승)와 함께 팀내 다승 공동 1위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발투수로서 분명 제 몫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한 가지를 당부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올시즌이야 체인지업이 맞고 있지만, 내년을 위해서 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각 문제로 잘 쓰지 않는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다시 복구하는 게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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