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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지난해 보여준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다. 2년차 시즌 겪는 성장통, 내년을 위해선 또다른 준비가 필요하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 정도로 여전히 국내 정상급 선발투수로 대우받고 있다.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도 있다. 하지만 올시즌 페이스는 다소 아쉬운 게 사실이다.
이재학 본인도 지난해와 다른 모습이 가장 크게 신경 쓰이는 눈치였다. 31일 만난 그는 "작년만큼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라고 털어놨다. 지난해와 달리 주무기 체인지업의 예리함이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어느 투수든 2년차 시즌엔 상대의 집중분석을 당하게 된다. 각 팀별로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대한 공략법을 찾기 시작했고, 조금씩 공략할 수 있는 공이란 이미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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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통증이 없었지만, 그동안 잘 던지지 않았던 게 문제가 됐다.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감이 떨어져 있어 실전에서 자신감이 없었다. 결국 다시 체인지업의 비율을 늘렸고, 상대는 이를 집중공략했다.
새로운 구종 연마가 아니라, 기존에 던지던 공의 감을 찾아야 한다. 시즌 중에는 힘들더라도 내년 시즌 전까진 반드시 두 구종을 되찾겠다는 생각이다.
김경문 감독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요새는 선발투수가 3점 주면 나이스피처다. 10승이 쉬운 게 아닌데 재학이는 계속 승리를 챙겨왔다. 외국인선수가 아닌, 토종투수의 10승은 크다"라며 이재학을 감쌌다.
실제로 이재학은 찰리(9승)와 함께 팀내 다승 공동 1위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선발투수로서 분명 제 몫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은 한 가지를 당부했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올시즌이야 체인지업이 맞고 있지만, 내년을 위해서 또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각 문제로 잘 쓰지 않는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다시 복구하는 게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