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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나카의 라이벌 사이토 유키 785일만에 승리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14-08-01 10:33 | 최종수정 2014-08-01 10:33


고등학교 때 둘은 최고의 라이벌로 고시엔대회 결승전서 대결을 펼쳤다.

이후 8년이 지난 2014년. 둘의 입지는 하늘과 땅차이가 됐다. 한명은 메이저리그로 진출해 세계 야구팬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지만 다른 한명은 2군에서 뛰는 선수가 돼 있었다.

뉴욕 양키스의 다나카 마사히로와 니혼햄 파이터스의 사이토 유키의 얘기다.

둘의 인연은 2006년 고시엔 대회 결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와세다실업고의 에이스였던 사이토는 모교를 26년만에 고시엔대회 결승전에 올렸고 상대는 도마코마이고의 다나카였다. 사이토는 선발로 등판했고, 다나카는 3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맞대결을 펼쳤다. 연장 15회까지 펼쳐졌지만 1대1 무승부. 37년만에 다음날 재경기를 하게 됐다.

사이토는 재경기에서도 선발로 나왔고, 다나카는 1회 중반 등판했다. 전날 178개의 공을 던졌던 사이토는 다음날도 118개의 공으로 9회까지 완투를 했고 다나카 역시 끝까지 던졌다. 승자는 사이토. 9회초 다나카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4대3의 승리를 결정짓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당시 유니폼 소매가 아니라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장면이 알려지며 사이토는 '손수건 왕자'라는 닉네임을 얻기도 했다.

고교졸업후 둘은 다른 선택을 했다. 다나카가 라쿠텐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반면 사이토는 와세다대학에 입학했다. 다나카는 프로에 와서도 승승장구,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WBC 등 국가대표로 활동하면서 점점 에이스로 거듭났다. 2011시즌 사이토가 니혼햄에 입단하며 라이벌전이 다시 열리는 듯했다. 4년간의 사이에 둘의 차이는 컸다. 다나카는 2011시즌 19승5패, 평균자책점1.27, 241탈삼진을 기록하면서 사와무라상을 받았다. 사이토는 6승6패, 평균자책점 2.69로 평범한 신인의 성적으로 끝냈다.

다나카는 끊임없이 좋은 성적을 거뒀고 지난시즌 팀을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포스팅시스템에 의해 뉴욕 양키스에 입단했고, 올해 팔꿈치 부상을 하기 전까지 18경기서 12승4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하며 미국에서 다나카 돌풍을 일으켰다.

사이토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12년 19경기서 5승8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한 뒤 어깨 부상으로 재활에 돌입했다. 전국 각지를 돌면서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가을 1경기에만 등판한 사이토는 올시즌 개막 2차전에 선발로 나서기도 했지만 이내 2군으로 내려갔다.


사이토가 드디어 올시즌 첫 승을 따냈다. 31일 지바롯데전서 6이닝 6안타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6월 6일 히로시마전 이후 무려 785일만의 승리다. 네번째 잡은 선발 기회에서 승리를 잡았다. 5회까지 매회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으나 1점으로 막아내는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경기후 히어로 인터뷰에서 사이토는 "이런 괴로운 야구가 계속되는가 했더니 힘들지만 오늘은 정말로 기쁘다. 나의 제2의 인생이 시작됩니다"라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니혼햄 파이터스 사이토 유키 사진출처=일본야구기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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