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대표팀 내야진. 공격력은 발군, 수비는 글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7-28 18:21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의 2014 프로야구 경기가 27일 인천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고효준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1회초 1사 1, 2루 넥센 박병호가 좌월 스리런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이전 유한준의 내야안타 때 1루심이 아웃을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 요청에 의해 세이프로 번복됐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7.27/

유격수 출신인 류중일 대표팀 감독의 내야수 선택 키워드는 '멀티포지션'이다.

단기전의 특성을 고려해 특정 포지션보다는 여러 포지션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선수를 중용하겠다는 말을 이미 오래전부터 밝혀왔다. 2차 엔트리에서 올해 커리어하이 기록을 세우고 있는 KIA 타이거즈 주전 2루수 안치홍이 일찌감치 제외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결국 28일 발표된 최종엔트리에는 류 감독의 내야진에 대한 철학이 깊이 담겨 있었다. 공격력과 함께 폭넓은 수비력으로 탄탄한 내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류 감독과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내야수를 6명 뽑았다. 박병호와 오재원 강정호 김상수 황재균 김민성이 류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이 가운데 박병호와 강정호 김상수는 이미 예상됐던 바다. 박병호는 1루수 전문 요원이자 대표팀의 핵심 거포 역할을 해줘야 한다. 거포 본능에 눈을 뜬 강정호 역시 100% 수긍이 간다. 수비 폭이 넓진 않지만, 안정성은 뛰어난 주전 유격수 후보다. 그 뒤를 젊은 피 김상수가 받칠 것으로 예상된다. 백업 유격수 김상수 역시 도루 능력이 있어 대주자로 활용이 가능하다.


4강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LG와 롯데의 프로야구 경기가 27일 잠실에서 펼쳐 졌다. 롯데 황재균이 3대3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연장 11회 좌중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환호하며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rainmaker@sportschosun.com/2014.07.27/
그런데 다른 세 명, 즉 오재원과 황재균 그리고 김민성의 발탁은 의외성이 크다. 사실상 대표팀의 '팀별 미필자 안배' 논란을 불러 일으키는 인물들이다. 류 감독은 "최상의 컨디션", "멀티 포지션 소화 가능"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한 포지션 경쟁자들에 비해 딱히 두드러지는 면이 없다.

오재원은 당초 백업 2루수로는 승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2루수가 내야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경험이 많은 정근우나 올해 최고의 활약을 보이는 서건창이 주전 2루수로 뽑힌 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오재원이 백업으로 합류할 것이라는 게 그간의 야구계 전반에서 나온 전망. 하지만 류 감독과 대표팀 기술위원회는 오재원을 주전 2루수로 낙점했다. 사실상 2루수를 한 명만 데려가겠다는 의지. 류 감독은 이에 대해 "2루수를 두 명으로 할 경우 투수 엔트리가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물론 김상수나 김민성 등이 상황에 따라 2루까지도 커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들은 2루수 경험이 턱없이 적다. 자칫 2루 수비에 구멍이 생길 위험이 있다.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가 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1사 만루 넥센 김민성이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치고 있다.
넥센이 3연전 중 2경기를 가져가며 NC와 공동 2위에 올랐다. 4위 롯데와의 승차는 4.5게임차. 넥센은 소사를 선발로 내세웠고 롯데는 송승준을 내세워 반격에 나섰다.
목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7.03/
황재균과 김민성도 예상에서 다소 벗어난 인물들이다. 물론 올해 좋은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국제대회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2차 엔트리까지 남아있던 박석민에 비해 황재균의 공격력과 수비력이 앞선다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물론 박석민은 손가락 상태가 좋지 않다. 그러나 최근의 활약을 보면 부상이 경기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김민성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김민성은 전문 3루 요원이다. 멀티 경험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2루수로 5경기, 유격수로 5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오재원이 3루도 가능하다고 봤을 때 차라리 서건창이나 아니면 정근우의 발탁이 수비력 강화에는 더 도움이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