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가 상대 타자를 향해 박수를 보낸다. 그것도 글러브를 마운드 위에 아예 내려놓고 자신은 마운드를 내려와 박수를 쳤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1회말 아메리칸리그 첫 공격. 지터가 타석쪽으로 걸어나왔다. 양팀의 선수들과 전 관중이 지터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전설에 대한 예우. 미국야구에서 이런 기립박수 장면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기립박수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지터는 헬멧을 벗고 여기저기 답례를 했다. 지터가 이렇게 오랜시간 감격의 박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내셔널리그 선발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때문이었다. 야구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고, 투수가 투구동작을 취하며 경기가 이어지는데 웨인라이트는 지터가 타석에 들어서도 마운드에 올라올 생각을 안했다. 아예 글러브를 내려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와 자신도 계속해서 지터에게 박수를 보냈다. 지터가 동료들과 팬들에게 오랜시간 전설의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웨인라이트가 하기 힘든 배려를 한 것이다. 떠나는 동료를 위한 아름다운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