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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한화 7연패 탈출기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7-11 08:34


한화 앨버스가 10일 넥센전에서 6이닝 2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팀의 7연패를 끊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은 지난달 말 선발 요원인 앨버스를 당분간 불펜에서 쓰겠다고 했다. 앨버스는 6월 28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최근 9경기에서 7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앨버스는 지난 9일까지 11일 동안 단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앨버스가 '당분간' 불펜투수로 던진기로 했는데,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앨버스는 10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무려 12일 만에 실전 마운드에 올랐다. 로테이션 순서를 따진다면 또다른 외국인 투수 타투스코의 등판도 가능했다. 타투스코는 지난 2일 잠실 LG 트윈스전이 최근 등판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앨버스를 먼저 투입했다.

이에 대해 정 코치는 "앨버스는 좌타자보다 우타자에 강하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요긴하게 써먹는다"면서 "LG에는 좌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우타자가 많은 넥센전에 투입한 것이다. 또 넥센전에 한 번도 안나왔기 때문에 그 부분도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앨버스는 올시즌 우타자 피안타율이 2할9푼7리로 좌타자 상대 때(0.383)보다 내용이 좋았다. 넥센은 박병호 강정호 유한준 이택근 등 주력타자들 대부분이 오른손이다.

전날까지 7연패를 당한 한화. 앨버스의 호투가 반드시 필요했다. 한화는 8~9일 같은 장소에 열린 넥센전에서 믿었던 선발 송창현과 이태양이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연속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펜스 거리가 짧은 청주구장에서 홈런을 대량으로 허용하며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7연패중인 앨버스 자신도 이를 악물고 던져야 했다.

앨버스는 넥센 타선을 6이닝 동안 5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2실점(비자책점)으로 막아냈다. 2회 수비 실책이 빌미가 돼 2점을 내줬을 뿐 24명의 타자를 상대해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펼쳤다.

주무기인 바깥쪽 체인지업이 통했다. 특히 홈런 1,2위를 달리고 있는 박병호와 강정호를 모두 3타수 무안타로 제압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 톱타자 서건창을 3타수 무안타로 잠재운 것도 돋보였다. 1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넘긴 앨버스는 2회 2사후 윤석민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유격수 조정원이 공을 잡았다 놓친데 이어 1루에 악송구까지 해 2사 2루가 됐다. 앨버스는 박헌도에게 130㎞짜리 몸쪽 슬라이더를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얻어맞았다.


그러나 3회 이택근 유한준 박병호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호투를 예감했다. 박병호는 바깥쪽 120㎞짜리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배트를 헛돌렸다. 4회에도 강정호와 윤석민을 체인지업으로 땅볼로 유도했고, 5회에도 2사 1루서 유한준에게 체인지업을 던져 땅볼로 잡아냈다. 6회에는 선두 박병호와 강정호를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각각 파울플라이, 내야땅볼로 막아냈다. 이어 김민성을 7구째 121㎞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앨버스의 어깨는 간판 김태균이 가볍게 해줬다. 김태균은 1회말 넥센 선발 하영민을 상대로 중월 스리런홈런을 터뜨리며 초반 분위기를 끌어왔다. 올시즌 한화의 청주구장 첫 홈런.

앨버스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한 것은 지난 6월 5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35일만이며, 올시즌 6번째다. 4월 20일 LG전서 시즌 2승을 따낸 이후 무려 81일만에 승리를 따낸 것도 감격스러웠다.
청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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