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그대 있음에' 넥센 밴헤켄 10승 달성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6-29 20:10


2014 프로야구 두산과 넥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 졌다. 염경엽 감독이 선발 등판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에 공헌한 밴헤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조병관기자

'에이스, 그대 있음에'

넥센의 밴헤켄은 이른바 '소년가장'이다. 29일 현재 팀에서 유일하게 규정이닝 이상을 던졌으며, 시즌 초 5선발 로테이션 가운데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게다가 원투펀치를 형성하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나이트가 지난달 퇴출되면서 소사가 합류하기 전까지 혼자서 버텼다. 넥센이 지난달 중순부터 선발이 무너져 내리며 불펜까지 과부하로 동반 부진, 1위에서 4위까지 추락하는 과정에서도 단 한번도 자신의 순서를 거르지 않고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

말 그대로 '에이스'이다. 시즌 17번째 등판인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넥센 염경엽 감독은 "아무래도 에이스가 경기에 나서면 부담이 덜할 수 밖에 없다"며 밴헤켄에 대한 무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날 경기에 나선 밴헤켄은 1회 두산의 민병헌 정수빈 김현수 등 3명을 모두 내야땅볼로 잡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이어 2회에는 칸투와 홍성흔을 나란히 삼진으로 잡았고 오재원에 유격수 옆 내야안타를 내주고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이원석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스스로 벗어났다.

이후에는 별다른 위기도 없었다. 5회 첫 타자인 홍성흔의 땅볼 때 오른발을 맞으며 잠시 밸런스가 흐트러져 이원석에 우중간 2루타를 맞긴 했지만, 이날 허용한 유일한 장타였다. 6회와 7회에는 6명의 타자 가운데 5명을 뜬공으로 잡아내며 2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7이닝동안 3피안타 무실점. 108개의 공을 던졌는데 절반 이상인 59개의 직구로 승부했고, 이 가운데 46개가 스트라이크를 기록할 정도로 컨트롤이나 자신감도 넘쳐났다. 34개의 포크볼도 주로 내야땅볼을 유도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됐다.

밴헤켄의 호투 속에 타자들은 7득점으로 화답하며, 경기 시간 2시간48분만에 승리를 안겼다. 9개팀 투수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4패) 고지에 올랐고, 100이닝도 가장 빨리 돌파했다. 평균자책점도 3.26에서 3.03으로 한껏 낮추며 2점대 진입을 목전에 두게 됐다. 특히 지난 5월27일 목동 SK전를 비롯해 7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냈고, 특히 이번 달 6경기에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되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이날 직전 경기에서 노히터로 기세를 올린 평균자책점 1위의 NC의 찰리가 부산 롯데전에서 5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4⅔이닝동안 9실점으로 무너졌던 것을 감안하면 밴헤켄의 호투가 더 빛났다. 하지만 찰리는 이 경기에서 1자책점에 불과, 평균자책점은 2.94로 조금 더 낮췄기 때문에 이 부문 1위 탈환은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경기 후 밴헤켄은 "승리 투수가 된데다 팀이 이겨서 기분이 좋다.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며 "4사구가 없었고 투구수 조절도 잘 됐다. 올 시즌 6번째 포수 로티노와 호흡 맞췄는데 경기가 거듭되면서 편안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27일 SK전부터 7경기 내리 승리를 따내고 있는데 운이 좋았다. 또 이는 나 혼자의 힘이 아닌 야수들 덕분이다. 향후에도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잠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