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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투수진의 또 다른 고민, 윤명준 딜레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6-25 07:01


3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넥센과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만루서 마운드에 오른 두산 윤명준이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30.

두산은 확실히 위기다. 4연패, 5위(32승33패)로 떨어졌다. 5할 마지노선이 깨졌다.

6월 들어 퀄리티 스타트를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한 선발진의 경기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문제는 이들이 반등할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니퍼트, 볼스테드, 노경은, 유희관, 이재우 등 모두 불안하다. 연패를 확실히 끊어줄 에이스가 없다. 경기력 자체가 들쭉날쭉하다.

두산의 반등을 위해서는 선발진의 호투가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극적인 전환점이 없는 한 확률적으로 가장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오히려, 타격이 살아난 상태에서 효과적인 계투작전으로 승리를 거두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또 하나 고민되는 부분. '윤명준 딜레마'다.

두산 필승계투조의 핵심

지난 시즌 윤명준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승부처에서 더욱 과감해지는 두둑한 배짱은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올해 들쭉날쭉하긴 하다. 예상보다 성장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는 건 분명하다. 32경기에 나서 5승6홀드, 평균 자책점 4.54.


하지만 여전히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빠른 팔 스윙과 묵직한 구위. 그리고 주무기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승부처에서 안정된 제구력과 강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때문에 두산 송일수 감독은 윤명준을 필승계투조의 첫번째 투수로 택했다.

이 결정은 자체는 무리가 없다. 윤명준은 승부처에서 강한 두둑한 배짱을 가지고 있다. 웬만한 상황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때문에 선발 투수가 위기가 닥칠 경우 곧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두산의 필승계투조는 윤명준과 이현승, 정재훈과 이용찬으로 이어진다. 선발 투수가 물러날 경우 윤명준이 스타트를 끊는다. 이후 주로 왼손 타자가 나오는 시점에서 좌완 이현승이 출격한다. 8, 9회는 정재훈과 이용찬이 각각 1이닝을 막는 시스템이다.

두산 중간계투진은 강력한 구위를 가진 불펜 에이스급 투수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카드로 상대를 압박하는 견고함은 가지고 있다.

윤명준 딜레마

두산 외국인 투수들은 가장 큰 특징이 있다. 볼스테드는 2m7, 니퍼트는 2m3이다.

두 선수의 가장 위력적인 부분은 흔히 볼 수 없는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공의 구위다. 상대 타자들이 쉽게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들은 두산 선발의 핵심이다.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진 상황. 올 시즌 니퍼트의 경기력도 들쭉날쭉하긴 하다. 하지만 여전히 두산 선발 요원 중 가장 믿을 만한 선수.

볼스테드 역시 22일 잠실 KIA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들이 선발 임무를 마치고 나면, 윤명준이 곧바로 등장한다.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두 외국인 투수의 높은 릴리스 포인트에 악전고투하던 상대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윤명준(1m78)의 공이 편안해 보인다. 윤명준의 공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상대 타자들은 상대적으로 편안한 심리상태를 유지한다. 자신감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두산을 상대한 팀 타자들에게 종종 나오는 얘기들이다.

결국 두산 뿐만 아니라 윤명준에게도 엄청난 마이너스다. 두산 송일수 감독도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은 분명 있다. 하지만 "필승계투조의 첫 번째 투수로서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했다.

현 시점까지 계속 흔들리고 있는 선발 로테이션이 갑자기 좋아진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두산이 4강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타격과 수비, 그리고 견고함을 가지고 있는 필승계투조들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팀 전력의 근간인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린다는 것은 또 다른 고민을 유발한다. 현 시점에서 두산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선발진의 불안으로 인해 중간계투진까지 무너지는 시나리오다. 때문에 '윤명준 딜레마'는 확실히 두산에게 큰 고민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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