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파드레스맨', 토니 그윈 별세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6-17 09:08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꾸준하고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던 '전설'이 세상을 떠났다. 너무나도 이른 작별에 메이저리그는 애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영원한 3할타자'이자 '미스터 파드레' 토니 그윈(54). 채 환갑도 안된 아직은 젊은 전설이 17일 새벽(한국시각) 눈을 감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그윈이 캘리포니아주 포웨이의 포메라도 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했다고 전했다.

그윈은 최근 몇 년간 암과 싸워왔다. 입 안의 침샘쪽에서 암세포가 계속 자랐다. 2010년에는 좌우 림프절을 제거했고, 2012년에는 뺨에서 종양 덩어리를 제거했다. 또 올해 초부터는 샌디에이고 주립대 감독직을 내려놓으면서 본격적으로 항암 치료에 들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끝내 병마에 무릎을 꿇었다. 이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는 그윈이 현역시절 계속 애용한 '씹는 담배'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982년 샌디에이고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윈은 2001년까지 오직 한 팀에서만 뛰었다. 그는 소속팀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 스스로 "내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내 야구카드에 오직 한 팀의 이름만 있다는 것"이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팬들은 그를 '미스터 파드레(Mr.Padre)'라고 불렀다.

하지만 그윈은 사실 자랑할 만한 것이 많았다. 엄청난 실력과 누구보다 뛰어난 성실함으로 무장한 메이저리그의 레전드였다. 통산 2440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8리에 3141안타 135홈런 1138타점 OPS 0.847의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8번의 NL 타격왕에 골드글러브 5회, 실버슬러거 7회, 올스타 15회를 수상했다. 통산 3할3푼8리 타율은 1960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타격머신' 테드 윌리엄스가 3할4푼4리의 통산타율로 은퇴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01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한 그윈은 모교인 샌디에이고 주립대 야구팀의 감독직을 맡았다. 강속구 투수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가 그윈이 배출한 인재 중 하나다. 그윈은 2007년 첫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만장일치'에 겨우 13표 부족한 532표를 얻으면서 무려 96.7%의 지지율(당시까지 역사상 7번째로 높은 순위)을 얻으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미국 야구계는 이런 전설을 잃은 뒤 슬픔에 잠겼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