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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법을 찾는 모습이다. 두산의 외국인 투수 볼스테드가 희망을 찾는 피칭을 선보였다.
볼스테드의 난조에 송일수 감독도 아쉬움을 내비쳤다. 송 감독은 볼스테드의 부진에 대해 "최근 공이 나쁘지 않은데 맞으면서 본인도 혼란스러웠던 것 같다. 그동안 시간이 있어 코칭스태프와 상의를 많이 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야구의 좁은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심판 판정을 따라야 한다. 이제 막 한국에 와서 첫 경기를 치르는 것도 아니고, 10경기를 넘게 했는데 아직도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핑계"라고 답했다. 송 감독은 볼스테드가 문제를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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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볼스테드는 이날 1회에만 43개의 공을 던졌다. 자신의 투구수 중 절반에 육박하는 공이다. 하지만 1회초에도 7타자를 상대했음에도 1실점으로 막은 게 컸다. 대량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자신감을 찾아갔다.
볼스테드는 경기 초반 투심패스트볼을 통해 감을 잡아가는 모습이었다. 우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이는 투심패스트볼엔 여전히 위력이 있었다. 컨트롤만 좀더 개선되면 더욱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
이날 볼스테드의 가능성을 확인한 건 투심패스트볼 뿐만이 아니었다.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구사하면서 해법을 찾아갔다. 구속과 궤적 변화가 큰 체인지업은 큰 키를 가진 투수들에게 효과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니퍼트가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보는 것을 떠올리면 쉽다. 볼스테드도 자신의 장기를 활용하려는 모습이었다.
4회부터는 볼배합에 변화가 돋보였다. 커브와 슬라이더 비율을 늘리면서 또다른 테스트를 했다. 특히 낙폭이 큰 커브는 일품이었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뚝 떨어지는 폭포수 커브였다. 마찬가지로 높은 릴리스포인트에서 공에 회전을 주기에 위력은 배가됐다.
아직 볼스테드는 완전치 않다. 좋은 흐름으로 가다가도 금세 난조에 빠질 만큼, 안정적이지 못하다. 구위의 문제라기 보다는 멘탈 등 기타 문제라고 봐야 한다. 볼스테드는 이날 자신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이런 모습만 이어간다면, 두산의 선발진에 대한 고민을 조금은 덜 수 있지 않을까.
잠실=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