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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의 ‘껍질’은 언제쯤 깨질까?

박아람 기자

기사입력 2014-06-12 09:19



LG의 팀 타율은 0.277로 최하위입니다. 9개 구단 중 유일한 2할 7푼대 팀 타율입니다. 팀 타율 1위 두산의 0.310와 비교하면 4푼 가까이 뒤집니다. 19승 1무 34패로 최하위인 팀 성적과 맥락을 함께 하고 있는 팀 타율입니다.

규정 타석을 채운 LG의 타자 중 가장 팀 타율이 낮은 선수는 오지환입니다. 오지환은 0.257로 9개 구단 선수 중 타율 54위를 기록 중입니다. 오지환보다 타율이 낮은 선수가 6명이 있지만 멘도사 라인에 걸쳐 있다 해도 틀리지 않습니다.

오지환의 낮은 타율이 문제시되는 이유는 올해가 극심한 타고투저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는 38명이나 됩니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작년에 비해 타율이 크게 오른 '방망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지만 오지환은 예외입니다. 청소년 대표 시절 한솥밥을 먹은 프로 데뷔 동기 안치홍(KIA)의 타율이 0.315, 김상수(삼성)가 0.294임을 비교하면 오지환의 성장은 정체되었다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오지환의 최대 매력은 '홈런을 칠 수 있는 유격수'였으나 2012년을 기점으로 홈런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1군 무대 데뷔 첫 해인 2010년 13개를 터뜨리며 화려하게 조명 받았지만 2012년 12개, 2013년에는 9개로 감소하더니 올해는 LG가 정규 시즌 일정의 42%를 소화한 현재 3개의 홈런에 그치고 있습니다.

최근 오지환은 삼진을 줄이기 위해서인지 손목만 쓰며 툭툭 끊어 치는 스윙으로 타구에 힘을 제대로 싣지 못하고 있습니다. 홈런이 줄어든 이유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타격의 정확성이 향상된 것은 아닙니다. 롯데와의 사직 2연전에서 오지환은 8타수 무안타 4삼진을 기록했는데 좌완 투수가 던지는 바깥쪽으로 휘어져 나가는 변화구 유인구에 속수무책으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한복판 스트라이크에도 헛스윙하거나 빗맞힌 타구가 많습니다.

수비가 확실한 안정감을 담보하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올 시즌 오지환은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4월 11일에야 1군에 올라왔지만 11개의 실책으로 최다 실책 2위에 올라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3년 연속 20개 이상의 실책의 우려마저 엿보입니다. 오지환은 통산 94실책으로 데뷔 후 6시즌 만에 100실책의 불명예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지환의 기량 정체는 LG에도 부담입니다. 왜냐하면 유격수로 나설 수 있는 선수 중에서 오지환을 제칠 수 있는 선수가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시즌 초 베테랑 권용관이 중용되었으나 작년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박용근은 수비가 불안했습니다. 재활을 마친 박경수가 뒤늦게 합류했지만 병역 복무 2년 공백으로 인해 공수 양면에서 실전 감각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LG는 전성기에 공수 양면에서 빛나던 최고의 유격수를 보유한 바 있었습니다. 1990년 우승 당시에는 김재박, 1994년 우승 당시에는 유지현이 있었습니다. 2009년 입단 당시 김재박과 유지현의 계보를 잇는 대형 유격수로 기대를 모았던 오지환이지만 6년차인 현재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연 오지환의 '껍질'은 언제쯤 깨질지 궁금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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