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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대량득점의 비밀은? 만루찬스의 미학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5-30 07:22



"만루가 승부처다."

NC 다이노스가 막강한 화력을 뽐내고 있다. 27일과 28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이틀 연속 18득점을 하며 연승을 달렸다. 첫날 홈런 5개 포함 19안타를 몰아치더니, 이튿날에는 홈런 4개 포함 장단 17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휴식 이후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심지어 3연전 마지막 날인 29일에도 15점을 올렸다. 홈런 2개 포함 19안타를 기록했다. 3연전 기간 19개, 17개, 19개로 총 55개의 안타를 날렸다.

김경문 감독도 맹타를 휘두르는 타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었다. 워낙 다득점을 올려주는 바람에 3연전 내내 경기를 보다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29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다득점의 비결을 '만루 찬스'에서 꼽았다. 전날 NC는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에서 권희동이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김 감독은 "유리한 카운트에서 (모)창민이가 치지 못했다. 다음 타자에겐 부담이 가는 타석이다. 그런데 희동이가 잘 쳐줬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나성범의 2루타와 이호준의 볼넷, 테임즈의 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 찬스. 타석에 들어선 모창민은 상대 선발 클레이로부터 볼 2개를 먼저 골라냈으나 볼카운트 2B1S에서 좋지 않은 공을 건드려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병살타 하나면 찬스가 완전히 날라가는 상황, 하지만 권희동은 기대치 않았던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김 감독은 "만루가 승부처다. 이기는 날은 만루에서 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는 날은 그럴 때 점수가 안 난다. 1점도 힘들다. 무사 만루에서 삼진에 병살로 이닝이 종료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흔히 만루 찬스는 대량득점이 나기 좋은 상황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웃카운트가 1개라도 생긴다면, 병살타의 부담감이 생긴다. 희생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1점이 나는 상황임에도 점수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야로 타구를 멀리 띄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SK와 NC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2사 1,2루 대타로 나선 NC 권희동이 좌중간으로 흐르는 1타점 적시타를 치고 전준호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22/

NC는 3연전 첫 날인 27일에도 만루 찬스에서 대량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에서 이태원의 3루수 앞 타구를 한화 3루수 송광민이 포구하지 못하면서 2점을 더 달아났다. 실책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코스가 좋아 안타를 줘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후 이종욱의 희생플라이와 나성범의 3점홈런으로 13점차까지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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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만루 찬스를 살리며 연승을 거둔 NC는 29일 열린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만루 찬스 덕분에 웃었다. 4-3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4회초 2사 후 박민우의 3루타와 이종욱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이후 나성범의 안타와 이호준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찬스가 왔고, 테임즈는 바뀐 투수 최영환의 3구째 바깥쪽 높게 들어온 직구를 밀어쳐 좌중월 만루포를 터뜨렸다.

9-3이 됐지만, NC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손시헌의 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만루서 박민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한화 벤치가 뒤늦게 세번째 투수로 윤근영을 올렸지만, 이종욱의 1타점 적시타와 나성범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4회에만 9점을 뽑아내는 힘을 선보였다. 창단 후 한 이닝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13-3으로 벌어져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한화는 만루 찬스를 허망하게 날렸다. 4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맞았으나 정근우가 삼진, 김태균이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되는 팀과 안 되는 팀의 차이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8회말 만루 찬스에서 4점을 내긴 했지만, 너무 늦었다.

NC는 만루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세 경기 연속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과연 NC의 '미친 타격감'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24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2014 프로야구 NC와 SK의 경기가 열렸다. 5회초 1사 2루서 NC 테임즈가 우월 2점 홈런을 친 후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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