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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가 승부처다."
29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다득점의 비결을 '만루 찬스'에서 꼽았다. 전날 NC는 2-0으로 앞선 3회초 1사 만루에서 권희동이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초반부터 승기를 잡았다.
김 감독은 "유리한 카운트에서 (모)창민이가 치지 못했다. 다음 타자에겐 부담이 가는 타석이다. 그런데 희동이가 잘 쳐줬다"며 흐뭇하게 웃었다.
김 감독은 "만루가 승부처다. 이기는 날은 만루에서 터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는 날은 그럴 때 점수가 안 난다. 1점도 힘들다. 무사 만루에서 삼진에 병살로 이닝이 종료되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흔히 만루 찬스는 대량득점이 나기 좋은 상황으로 여긴다. 하지만 아웃카운트가 1개라도 생긴다면, 병살타의 부담감이 생긴다. 희생플라이 하나만 나와도 1점이 나는 상황임에도 점수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야로 타구를 멀리 띄우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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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는 3연전 첫 날인 27일에도 만루 찬스에서 대량득점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0으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에서 이태원의 3루수 앞 타구를 한화 3루수 송광민이 포구하지 못하면서 2점을 더 달아났다. 실책으로 기록되긴 했지만, 코스가 좋아 안타를 줘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후 이종욱의 희생플라이와 나성범의 3점홈런으로 13점차까지 달아났다.
9-3이 됐지만, NC의 방망이는 멈추지 않았다. 손시헌의 적시타로 1타점을 추가한 뒤, 계속된 만루서 박민우가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한화 벤치가 뒤늦게 세번째 투수로 윤근영을 올렸지만, 이종욱의 1타점 적시타와 나성범의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4회에만 9점을 뽑아내는 힘을 선보였다. 창단 후 한 이닝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13-3으로 벌어져 일찌감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반면 한화는 만루 찬스를 허망하게 날렸다. 4회말 1사 만루 찬스를 맞았으나 정근우가 삼진, 김태균이 유격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되는 팀과 안 되는 팀의 차이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8회말 만루 찬스에서 4점을 내긴 했지만, 너무 늦었다.
NC는 만루 찬스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며 세 경기 연속 대량득점에 성공했다. 과연 NC의 '미친 타격감'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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