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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에 대처한 NC의 자세, 정공법이 통했다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4-05-29 06:24



변칙(變則)은 원칙에서 벗어나 달라짐을 뜻한다. 승부의 세계에선 때론 변칙이 통할 때가 있다. 상대의 허를 찌르는 새로운 패턴을 시도해 뻔한 승부를 뒤집는 힘을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꾀를 쓰지 않는 게 통할 때가 있다. 바로 정공법(正攻法)이다. 정정당당히 정면승부를 하는 게 오히려 더 큰 힘을 낼 때가 있다.

야구에서 정답은 없다. 변칙이 통할 때도 있고, 반대로 정공법을 선택해 웃을 때도 있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변캡다는 정공법을 선호하는 사령탑 중 한 명이다.

프로야구는 올시즌까지 홀수구단 체제로 한 개팀이 무조건 휴식을 취해야 한다. 휴식일인 월요일까지 겹치면 4일간을 쉬게 된다. 지난 시즌부터 화두는 휴식이다. 휴식을 할 팀과 맞붙을 때, 혹은 휴식한 팀과 맞붙는 경우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휴식 이후 타격감이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일주일에 6일 경기를 치르는 패턴에 익숙해져 있다. 이 패턴에 맞는 행동, 이른바 '루틴'이 있다. 하지만 갑자기 3연전을 통째로 쉬어버리게 되면 루틴이 깨질 우려가 있다.

팀마다 휴식일을 보내는 법은 다르다. 팀에서도 한 가지 패턴을 쓰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휴식 패턴을 바꾼다. 보통 겪는 문제는 휴식 이후 타격감 저하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NC는 지난해에도 휴식 이후 고전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4일간의 휴식일 중 첫 날만 휴식을 취한 뒤, 3일간 가벼운 훈련을 소화했다. 고참들은 하루간 훈련을 제외시켜줬지만, 대부분의 선수단은 3일간 훈련하며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휴식 이전 가라앉았던 타격감은 다시 상승세를 탔다. 첫 경기였던 27일 대전 한화전에서 홈런 5개 포함 19안타를 몰아치며 18득점을 올렸다. 28일 경기에서도 홈런 2개 포함 장단 17안타로 또다시 18득점하며 이틀 연속 두자릿수 안타,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타선의 힘으로 2연승을 거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프로야구 두산과 NC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두산은 올 시즌 최장 7연승을 기록 중이다. 선발로 등판한 NC 웨버가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5.18
화끈하게 터진 방망이에 가려져 있었지만, 선발투수들의 호투도 돋보였다. NC는 휴식기 이후 로테이션을 수정하지 않았다. 대개 휴식일이 끼면, 로테이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로 인해 선발투수를 불펜에 대기시킨다거나, 혹은 휴식일이 길어지는 선발투수를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불펜투수를 보강하기도 한다.


하지만 NC는 투수 엔트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5선발 이민호만이 선발 대신 롱릴리프로 투입됐다. 그 결과 웨버가 18일 두산전 이후 27일 한화전에 9일만에 등판했다. 무려 8일간 휴식을 취한 것이다. 에릭 역시 일주일을 쉬고 28일 경기에 나섰다.

루틴에 민감한 투수들은 5일 이상 휴식이 생길 경우, 다소 흐트러지는 경우가 있다. 4일 혹은 5일 휴식에 익숙해져 있다 갑자기 오래 쉬게 되면 리듬이 깨지는 것이다. NC의 외국인선수들은 일정상의 변수가 생겨도 로테이션을 고수해왔다. 휴식일 역시 꼬박꼬박 지켜왔다.

웨버와 에릭은 모두 호투로 화답했다. 웨버는 6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6승(2패)째를 신고하며 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고, 에릭 역시 6⅔이닝 6피안타 1실점으로 시즌 5승에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두 명 모두 투구리듬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였다. 푹 쉬어서인지 공엔 더욱 힘이 있었다. 초반부터 타선이 점수를 뽑아줘 어깨를 가볍게 해준 것도 도움이 됐다.
대전=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SK와 NC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2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에릭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에릭은 올시즌 3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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