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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고든, "류현진과 동료라 기쁘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5-28 11:39


LA 다저스 디 고든. 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

LA 다저스는 올시즌 절반도 치르지 않은 현재 팀 도루가 58개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공동 2위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신시내티 레즈는 각각 41개로 선두 다저스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다저스의 전반적인 팀 색깔이 다른 팀들보다 월등하게 '뛰는 야구'를 선호하는 것도 아니다. 다저스의 '뛰는 야구'를 홀로 이끄는 주인공은 바로 2루수 디 고든이다. 그는 현재 혼자서만 30도루를 기록 중이다. 그는 지금 페이스라면 올시즌 세 자릿수 도루도 노려볼만하다. 메이저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은 1887년 신시내티 레드스타킹스의 외야수 휴 니콜의 138도루다. 가장 최근 100도루를 돌파한 선수는 지난 198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좌익수 빈스 콜먼으로 당시 109도루를 기록했다.

고든은 27일(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딱히 목표로 정한 도루수는 없다"며 세 자릿수 도루에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주루가 주춤해도 우리 팀에는 칼 크로포드, 숀 피긴스 등이 있다. 둘 다 스피드라면 역대 최고급이다. 오히려 나는 매일매일 그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고든은 지난 시즌 만난 후 친해진 류현진과의 인연을 묻자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즐거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는 올시즌 몇 차례 한국 언론을 통해 덕아웃에서 류현진과 장난치는 모습과 정겹게 포옹을 나누는 장면이 전해졌다.

고든은 "류현진은 훌륭한 야구선수이기 전에 훌륭한 친구"라고 말했다. 그는 "류현진을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를 멋진 친구라고 생각했다. 성격이 참 좋은 친구다. 한국인 팬들이 많은 LA에서 인기 선수인 류현진 열풍의 일원 중 한 명이 나여서 기쁘다. 내가 류현진처럼 대단한 선수가 미국에서 시작한 새로운 삶의 일부가 되고, 내가 그의 동료일 수 있어 좋다"고 덧붙였다.

또한, 고든은 '투수 류현진'의 능력에 대해서도 혀를 내둘렀다. 그는 "마운드에 섰을 때, 류현진은 평정심을 잃지 않는다. 위기가 와도 그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류현진을 보면 그는 항상 준비된 선수라는 느낌을 받는다"고 칭찬했다.

아울러 고든은 메이저리그에서 고된 적응기를 거친 지난 두 시즌의 어려움을 딛고 올시즌 급성장한 특별한 비결은 없다며 그저 발전을 위한 겸손함을 유지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고든이 올 시즌 2005년 메이저리그 도루왕이자 2009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로 선정된 피긴스의 조언을 자주 구한다는 사실은 이미 현지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고든은 "내가 발전한 이유는 더 성숙해졌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주변의 조언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됐고, 그런 습관을 들이다 보니 어느덧 한층 성장한 나를 발견했다. 주변에서 해준 조언을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한 게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든은 한 마디를 더 보탰다. 작년부터 현지 언론을 통해 원래 유격수였던 그가 강타자 핸리 라미레즈와의 경쟁을 피하려고 지난 겨울 외야수 변신을 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 고든은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고든은 "내가 외야수가 되는 건 절대 안 되는 일"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뜬공을 마지막으로 잡은 게 언젠지 기억도 안 난다. 외야수는 절대 내 포지션이 아니다. 평생 외야수로 뛴 횟수를 다 합쳐도 5일 정도 밖에 안 된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LA=한만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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