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박병호의 홈런기세가 식을 줄 모른다.
11년만의 50홈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55개까지도 가능하다.
박병호의 시즌 최다 홈런은 지난해의 37개. 올시즌은 첫 40개를 넘어 역대 최고의 홈런 타자 반열에 들어갈 50개도 가능성을 열었다. 홈런을 치는 그의 능력이 너무나 뛰어나다. 가운데로 오는 상대의 실투만을 치는 것이 아니라 잘던진 공까지 넘겨버리는 능력을 갖췄다. 19일 두번째 홈런은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받아쳐 홈런을 날린 것은 그의 홈런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투수들은 웬만한 상황에서는 그를 거른다는 생각으로 볼을 많이 던질 수 있다. 박병호 뒤에 강정호 김민성 등 강타자가 있지만 아무래도 박병호보다는 확률상 홈런을 맞을 확률은 떨어진다. 박병호가 이런 상황에서 치고 싶은 욕심에 볼에 방망이가 나가기 시작하면 밸런스가 무너지며 슬럼프에 빠질 수도 있다.
라이벌이 없는 것도 박병호에겐 긴장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 지난 2003년 이승엽(삼성)이 56호의 당시 아시아홈런신기록을 작성할 때 강력한 라이벌인 심정수(당시 현대)가 있었다. 심정수는 계속 이승엽을 따라가며 압박했고 그해 53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2002년에도 이승엽이 47개로 1위에 올랐을 때 심정수가 46개를 쳤고, SK의 페르난데스가 45개를 기록하며 이승엽과 치열한 홈런 다툼을 벌였다.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에게 더 긴장감을 불어준다. 긴장감에 스스로 무너질 수도 있지만 적당한 긴장은 선수의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홈런을 노리고 치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력을 갖는 것은 분명 좋은 타구를 날리는데는 도움이 된다.
물론 박병호가 지난 2년간 경험해 왔던 거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박병호가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하면서 당연히 상대 투수의 견제를 받아왔고, 그의 홈런가도에 끼어드는 경쟁자도 없었다. 시즌 중반 이후엔 사실상 홈런왕을 예약했을 정도다.
박병호의 장점은 시즌 후반에 더욱 강하다는 것. 지난해엔 9월에만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면서 홈런왕에 올랐고, 31개로 홈런왕에 올랐던 2012년에도 8월에 6개, 9월에 7개의 홈런으로 몰아치기를 했었다.
타고투저라고 해도 박병호만의 홈런 독주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외국인 타자들이 박병호와 치열하게 다툴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진 박병호의 완승이다. 그의 홈런은 몇개까지 올라갈까. 넥센팬은 기대를 갖고, 다른 팬들은 걱정을 하며 지켜보고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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