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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 물든 야구판 위기 타개책, 4심 합의제가 최선이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5-23 07:04


29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프로야구 KIA와 SK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SK 2회 무사 1,3루에서 1루주자 조동화가 2루 도루를 시도했다. 조동화가 KIA 2루수 안치홍에게 태그를 먼저 당했으나 나광남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하는 오심이 발생했다. 선동열 감독이 그라운드에 나와 나광남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광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4.29

오심, 무조건 줄여야 한다. 하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오심은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 심판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방송사 카메라는 모든 플레이를 세세하게 잡아낸다.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 4심합의제가 유일해 보인다.

연이은 오심 사태에 몸살을 앓고있는 한국야구위원회(KBO)다. KBO는 20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한화 이글스전에서 발생한 희대의 오심(주자가 홈플레이트를 밟지 않았는데 세이프 판정)을 저지른 이영재 심판원에게 하루 뒤 엄중경고와 함께 제재금 50만원을 부과했다. 징계 내용보다 더 관심을 모은 것은 보도자료 마지막 첨부한 메시지였다. KBO는 '4심 합의 또는 비디오 판독을 조기에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두르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KBO가 현 사태를 지켜만 보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어떤 제도든지 심판들이 조금 더 마음 편히 판정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심판들의 권위도 분명 중요한 요소지만, 심판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때문에 심판의 권위를 지키면서 구단과 심판,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부터 비디오 판독 제도를 전면 확대했다. 물론, 미국 제도를 그대로 따를 수 없다. 비디오 판독을 하려면 기반 시설이 갖춰야 한다. 중대한 제도 변경인 만큼 더 많은 논의와 준비가 필요하다. 현 상황에서는 비디오 판독으로 가는 중간 단계인 4심 합의제가 현실적이 대안이 될 수 있다.

4심 합의제의 핵심은 애매한 판정에 대해 심판들이 합의해 기존 판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수단과 심판진이 한발 물러서서 문제 상황을 차분히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해당 심판의 판정이 흔들렸다면 이 장면을 정확히 본 다른 심판의 의견을 듣거나 TV 중계 화면을 지켜본 대기심의 도움을 받아 더욱 정확한 판정을 할 수 있다. TV 중계 화면이 완벽하지 않아 홈런, 파울 판독 등에서 애매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지만 세이프-아웃 판정은 대부분 TV 중계 화면을 통해 정확히 판단을 내릴 수 있다.

현장에서도 4심 합의제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은 "비디오 판독이 당장 어렵다면 4심 합의제를 실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선 감독은 지난해에도 오심 논란이 일어나자 4심 합의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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