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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삼성, 1위 질주 시작하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4-05-19 06:26


삼성과 한화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이 7-1로 승리하며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오늘 승리로 2승째를 거둔 윤성환이 경기 종료 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3/

'라이온즈 제국'의 독주가 시작된 것일까.

한국 프로야구에서 2010년대는 '삼성 라이온즈의 시대'다. 막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삼성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누구도 막강 삼성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지난해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3승을 따내며 삼성을 벼랑끝으로 몰긴 했지만, 끝내 삼성의 반격에 무릎을 꿇었다. 이를 통해 '진정한 강함'이 뭔지 보여준 삼성은 올 시즌 '통합 4연패'를 목표로 내걸었다.

그런데 시즌 초반의 삼성은 '강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개막 후 한 달 가까이 하위권에 머무르는 '굴욕'이 이어지며 "삼성이 예전같지 않다"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이유가 있었다. 주전 포수 진갑용이 팔꿈치 수술로 빠져있었고, 외국인 투수 마틴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판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마저 4월 15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나섰다가 어깨 부상으로 조기 강판됐다. 갑작스러운 '부상 도미노'는 라이온스 제국을 와해시키는 듯 했다. 삼성은 4월20일까지 7위에서 허덕였다.


삼성과 한화의 주중 3연전 첫번째 경기가 13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이 7-1로 승리하며 연패탈출에 성공했다. 삼성 선수들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4.05.13/
삼성을 되살린 세 번의 '스윕'

하지만 현재의 삼성은 다시 '최강'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시즌 초반의 위기가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질 정도다. 예년의 막강함을 되찾은 삼성이 '1위 독주 모드'에 접어들었다. 삼성은 1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8대2로 승리하면서 올시즌 세 번째 스윕을 했다. 16~18일에 걸쳐 KIA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공교롭게도 세 차례의 스윕은 모두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스윕이 나올 때마다 삼성의 입지는 달라졌다. 우선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대구에서 LG 트윈스와의 3연전을 처음 스윕했을 때. 이 스윕으로 삼성은 비로소 하위권을 탈출할 수 있었다. 3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7위였는데, 3연전을 마치고 나니 5위가 돼 있었다.

두 번째 스윕은 지난 5월 6~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달성했다. 삼성은 이 스윕을 발판삼아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SK와의 3연전 이전까지 삼성은 1위 넥센 히어로즈에 3경기차로 뒤진 3위였는데, 3연전을 마친 뒤에는 불과 1경기 차가 됐다. 같은 3위지만, '3경기 차'와 '1경기 차'가 갖는 의미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크다. '1경기 차'라면 단 하루만에도 순위가 바뀔수 있다. 삼성의 선두 경쟁은 이때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이어 세 번째 스윕은 삼성을 '1위 독주 모드'에 접어들게 했다. KIA를 3연패의 늪에 빠트리면서 삼성은 5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더불어 전날까지 승차없이 2위였던 넥센을 1경기차로 따돌렸다. 3위는 이날 두산의 8연승 도전을 저지한 NC 다이노스. NC와 넥센의 승차는 없다. 삼성은 2, 3위권 팀과 1경기를 벌려놨다. 불과 한 달전 7위였던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반전 드라마'다.


'선발 왕국'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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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극적인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던 비결. 여러가지 면에서 찾을 수 있다. 거시적으로 보자면 원래 삼성이 갖고 있던 조직력과 선수 개개인의 역량이 제대로 조화를 이루며 '본래 실력'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삼성의 시즌 초반 위기는 '일시적 현상'이었다는 뜻이다. 최근 수 년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던 기본기, 이른바 '펀더맨털'은 흔들림이 없었다.

여기서 조금 더 세부적으로 부활의 원인을 살펴보자. 역시 '선발진의 안정화'가 큰 요인이다. 시즌 초반 삼성이 겪은 위기는 바로 '선발진의 붕괴'에서 기인했다. 마틴의 이탈과 배영수 윤성환 장원삼 등의 초반 제구력 난조, 그리고 뒤이은 밴덴헐크의 부상까지. 삼성 선발은 모조리 흔들렸다. 급기야 백정현이 임시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정상적인 팀 운영이 어려웠다.

그런데 이 '위기 요인'이 제거되자 곧바로 팀 분위기가 바뀐 것이다. 최근의 삼성 선발진은 9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시즌 세 번째 스윕을 포함해 주간 성적 5승1무로 막강함을 과시했던 5월13~18일의 선발 로테이션만 보면 답이 나온다.

이 시기 삼성의 선발진은 '윤성환-밴덴헐크-배영수-마틴-장원삼-윤성환'의 순서로 돌아갔다. 그리고 총 6경기에서 5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은 2.58이었고, 5번이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이 정도의 탄탄한 선발진은 가히 독보적이다. 두산 선발진이 퀄리티스타트 3회로 3승1패를 합작했는데, 평균자책점은 4.41로 높았다. 삼성과 비교가 안된다.

여기에 최근 수 년간 삼성이 독주할 수 있던 무기 중 하나인 강력한 불펜진의 힘이 보태지고, 마지막으로 공격력까지 활발하게 살아나면서 삼성은 '1위 독주'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게 됐다.

이런 요소들은 일시적으로 좋아진 것이 아니다. 특히 투수력은 안정세를 찾을 경우 그 지속력이 길다. 물론 공격력은 상승세와 하락세가 금세 변할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특정 타자의 활약에 의존하지 않는다. 1번부터 9번까지 다양한 선수들이 타점을 생산하는 추세다. 때문에 공격적인 면에서도 상당한 호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삼성의 독주는 점차 가속도를 얻게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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