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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소화한 시점, 판도 달라질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4-05-19 10:05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0%를 소화한 시점에서 상위 4팀 가운데 3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삼성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프로야구 시즌초 판도가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시즌 전 전문가들은 팀간 전력에 큰 차이가 없어 4강 후보를 꼽기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체 페넌트레이스 576경기중 약 30%인 170경기를 소화한 19일 현재 팀 순위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력 평준화는 말로만 이뤄졌을 뿐, 순위표에 반영된 것은 거의 없어 보인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4팀 가운데 3팀이 1~4위에 올라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삼성, 넥센, 두산이 여전히 강한 전력을 과시하며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NC가 의외의 레이스를 펼치며 강호로 등장했다. 반면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2위로 11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최하위로 처졌다. 지난 겨울 전력 보강을 이룬 한화도 성적으로는 별다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상위권은 매우 치열하다. 1위 삼성과 5위 롯데의 승차는 3.5경기. 그러나 롯데와 6위 KIA의 승차는 3.5경기다. 이어 최하위권을 형성한 SK, 한화, LG는 좀처럼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역시 3년 연속 우승에 빛나는 삼성의 저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삼성은 18일 광주 KIA전까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달 19일까지만 해도 삼성은 5승9패로 7위에 그쳤다. 그러나 4월 20일 창원 NC전부터 5연승을 달리는 등 상승세를 타더니 5월 들어서는 그 기세가 더욱 뜨거워졌다.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6연승에 이어 이날까지 다시 5연승을 질주한 것이다.

NC의 약진도 눈에 띈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한 NC는 2년째 '무서운' 팀으로 떠올랐다. 팀 평균자책점이 4.06으로 9개팀 가운데 투수진이 가장 안정적이다. 팀타율도 2할8푼1리로 4위다. 투타에 걸쳐 짜임새가 돋보인다. NC는 시즌 초부터 1~2위권을 유지했다. 넥센과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하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이날 현재 3위로 약간 내려앉았지만, 올시즌 4강에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두산 역시 지난 10일 잠실 삼성전부터 18일 잠실 NC전까지 최근 7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두 삼성과는 불과 1.5경기차다. 불같이 터지고 있는 타선이 두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팀타율이 3할2리나 된다. 타점 부문 상위 10명중 1위 김현수(40개), 2위 민병헌(38개) 등 4명이 두산 타자들이다. 마운드에서도 선발진이 안정세를 찾았다. 넥센도 강력한 홈런포를 앞세워 2년 연속 4강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외국인 투수 나이트를 퇴출하고 소사를 영입하며 의지를 드러낸 넥센이다.

LG 추락은 사실 의외다.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등 전체적인 조직력에 허점이 드러났다. 최근 양상문 감독을 앉히며 분위기를 추스르기 시작했지만, 반등의 기회를 만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단 LG는 양 감독 취임 직후 가진 롯데와의 홈 3연전을 2승1패의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여전히 마운드가 관건이다. 선발 류제국과 리오단이 안정을 찾아야 한다.

4월까지만 해도 넥센, NC와 선두를 다투던 SK의 하락도 사실 예상 밖이다. 올시즌 FA가 되는 야수들이 많아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상위권을 달렸지만, 5월 들어 마운드 붕괴를 이겨내지 못하고 7위까지 추락했다. 윤희상, 울프 등 선발투수들이 부상을 입었고, 불펜진도 들쭉날쭉하다. 에이스 김광현이 살아나야 하는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KIA도 지난해에 이어 줄부상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 이범호 김주찬 등 주전 타자들이 재활군을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해 170경기를 소화한 시점의 순위를 보자. 상위권은 넥센, 삼성, KIA, 두산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KIA를 제외한 3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KIA가 5월말부터 떨어졌고, LG가 치고 올라왔다. 지금 순위가 어떻게 달라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고 지난해 상황이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분명한 것은 판도는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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