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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부족한 실전감각은 어쩔 수 없었다.
이를 악문 김진우는 1회부터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갔다. 타선이 1회부터 선취점을 뽑아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편안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김진우는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실전감각을 조율하는 모습이었다. 김진우의 직구엔 힘이 있었다. 투심패스트볼이 최고 149㎞(NC 전력분석 기준)가 찍힐 정도였다. 포심패스트볼의 최고 구속은 148㎞를 기록했다.
김진우는 테임즈에게 초구부터 한복판으로 공을 던졌다. 이날 최고 구속을 기록한 149㎞짜리 투심패스트볼이었다. 하지만 테임즈는 한복판으로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벼락 같은 스윙으로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혀내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역전 스리런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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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는 2회에도 2사 후 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등 고전했다. 전매특허인 폭포수 커브로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3회에는 테임즈에게 좌측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맞고, 폭투로 1사 3루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비를 넘겨내며 아슬아슬한 피칭을 이어갔다.
4회에도 선두타자 지석훈에게 2루타를 맞고, 2사 1,3루의 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이호준을 바깥쪽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팀 타선이 3-3 동점을 만든 5회, 김진우는 고비를 넘지 못했다. 2사 2,3루 허 준 타석에서 폭투를 범해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바깥쪽 떨어지는 공이었는데 포수 차일목의 블로킹이 다소 아쉬웠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김진우는 1군 등판 전에 실전 피칭을 두 차례 소화했다.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두 번 등판한 게 다였다. 두번째 등판이었던 8일 상무전에서 80개 정도의 공을 던지려 했으나, 경기 도중 타구에 급소를 맞으면서 2이닝만에 조기강판됐다.
불펜피칭으로 투구수 100개를 채웠지만, 실전과는 달랐다. 홈런을 맞은 뒤, 투구 패턴을 바꾸는 과정이나 구속이 떨어지는 과정은 분명 좋지 않았다. 하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확실한 선발인 김진우가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KIA도 선발진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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