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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엔 기대 이하란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이다. KIA 외국인타자 브렛 필(30)의 얘기다.
KIA 선동열 감독도 처음엔 홀튼의 등판일에 필을 출전시키지 않았다. 에이스격인 홀튼이 등판하는 경우, 승리 확률이 높아지기에 어센시오를 쓰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한화전에선 홀튼과 필을 썼다.
선발이 아무리 잘 던져도 점수가 나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는 법이다. 이제 KIA엔 필의 타점 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연쇄 부상이 발생하면서 타선의 무게감은 더욱 떨어졌다. 필의 존재감만 커졌다.
당사자는 어떨까. 필은 "원래 그 문제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에서 주문하는 상황에 맞게 할 뿐이다. 내가 못 나가도 홀튼이 잘 던지고 팀이 승리하면 좋은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자신의 출전 여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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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은 당시를 떠올리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는 적응하는 기간이었다. 시즌에 들어가니, 조금씩 편안해졌다"며 "지금도 편안해지는 단계라고 본다. 그래도 초반에 비해 마음가짐이 달라진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필은 자신의 타격 스타일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정해진 스타일은 없다. 상대 투수의 성향에 맞게 배팅하는 편이다. 또한 주자 상황 같은 경기 중 상황에 맞춘다"고 답했다. 무작정 휘두르지 않고, 팀 배팅에 대한 개념이 분명히 서있었다.
장점을 묻자 필은 머뭇거렸다. 그는 "그래도 타점 능력이 아닌가 싶다. 타구가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나가는 것도 장점인 것 같다"고 했다. 현재까지 필은 직구 공략에 능하고, 주자가 있을 때 유독 해결사능력을 뽐내는 것으로 보인다.
처음 경험하는 한국 무대, '대만족'이다. 필은 "한국야구에 만족하고 있다. 경쟁력도 있고, 팀간 경쟁도 치열하다. 재미있다"고 했다. 이어 "내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처럼 상황에 맞게 주자를 불러들이는데 집중하겠다. 매경기 최선을 다해 팀과 함께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