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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가 무너졌다. 그냥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무참하게 깨졌다.
정규시즌 128경기를 치르다보면 참 많은 일이 벌어진다. 크게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고, 경기 막판 뒷심을 발휘해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거둘 수도 있다. 투수교체 실패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초반 대량실점을 했다고, 게임을 방기하는 듯한 행위는 팬들의 이해를 얻기 어렵다.
이날 문성현의 조기 강판으로 히어로즈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구상은 일찌감치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2회까지 9점을 내준 문성현을 3회에도 올렸다. 이미 의욕을 상실한 문성현은 아웃카운트 1개 잡지 못하고 3점을 더 내준 뒤 강판됐다. 제 역할을 못 해준 문성현을 징계하기 위한 등판처럼 보였다. 사실상 놓친 경기에 불펜진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후 구단 프런트를 통해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수준 낮은 경기를 보여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