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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매맞는 투수 방치, 넥센 이게 최선입니까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05-07 22:30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프로야구 넥센과 NC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가 펼쳐졌다. NC 이호준이 5회 2사 만루에서 넥센 윤영삼을 상대로 만루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이호준.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4.05.07

넥센 히어로즈가 무너졌다. 그냥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무참하게 깨졌다.

히어로즈는 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5대24, 6회 강우콜드게임패를 당했다. 이틀 연속으로 NC에 패해 1위를 내줬다. 6회까지 무려 21안타에 홈런 6개를 맞았다. 선발등판한 문성현이 2이닝 동안 12점을 내주고 강판했고, 후속 투수인 윤영삼도 4이닝 동안 12실점을 했다.

그런데 히어로즈팬이라면 납득을 하기 어려운 결과다. 점수차가 무려 19점이다. 1위를 달리던 히어로즈 경기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스코어다.

정규시즌 128경기를 치르다보면 참 많은 일이 벌어진다. 크게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할 수도 있고, 경기 막판 뒷심을 발휘해 거짓말같은 역전승을 거둘 수도 있다. 투수교체 실패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나 초반 대량실점을 했다고, 게임을 방기하는 듯한 행위는 팬들의 이해를 얻기 어렵다.

이날 문성현의 조기 강판으로 히어로즈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구상은 일찌감치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염경엽 감독은 2회까지 9점을 내준 문성현을 3회에도 올렸다. 이미 의욕을 상실한 문성현은 아웃카운트 1개 잡지 못하고 3점을 더 내준 뒤 강판됐다. 제 역할을 못 해준 문성현을 징계하기 위한 등판처럼 보였다. 사실상 놓친 경기에 불펜진을 소모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문성현에 이어 등판한 윤영삼은 7일 1군에서 갓 올라온 선수다. 프로 첫 등판이었다. 3회 등판한 윤영삼은 6회까지 4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내주고 12실점을 기록했다. 윤영삼이 스파링 파트너처럼 몰매를 맞는 동안 히어로즈 벤치는 침묵했다. 때로는 과감하게 경기를 포기할 수는 있다. 프로라면 냉철해질 필요도 있다. 그러나 소속팀 선수의 사기도 고려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생각해야 한다. 이날 목동구장에는 1830명의 팬이 찾았다.

염경엽 감독은 경기후 구단 프런트를 통해 "열심히 응원해준 팬들에게 수준 낮은 경기를 보여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목동=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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